평준화와 대학 점거
다른 분과 프랑스 소식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흥미로운 지적을 들었다. 프랑스 대학생들은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대학에 들어오기 어려워지는 것에 맞서서 대학을 점거하며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이 심하게 서열화되어 있고 입시 경쟁이 치열한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프랑스 대학생들이 대단하다는 게 아니라, 여기서 사람들의 의식은 물질적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다. 프랑스 대학이 (대체로) 평준화되어 있기에, 이를 개악하려는 마크롱의 시도에 맞서는 대학생이 많은 것이다. 의식이 환경에 우선한다는(“의식부터 바뀌어야…”) 식의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말이다.
더 중요하게는, (올해 50주년을 맞은) 1968년 반란이라는 거대한 투쟁이 있었기에 그 투쟁 속에서 의식도 변화했고 대학 평준화라는 성취도 당시 이뤄냈다는 걸 봐야 한다. 그때 프랑스 대학생들이 뭐 대단해서 처음부터 ‘대학 평준화’를 외친 게 아니다. 너무 열악한 대학 교육 환경에 대한 항의(한국 대학에서도 많은 ‘콩나물시루’ 같은 대형 강의실이라거나)에서 시작됐다.
투쟁 속에서 ‘상식’에 도전하는 의식이 싹튼다.
경찰이 낭트, 보르도, 파리, 릴, 캉, 디종, 그러노블, 스트라스부르에서 학생들의 점거 농성장을 습격해 해산시켰다. 수십 명이 체포됐다.
마크롱은 투쟁하는 학생들을 “전문 시위꾼”이라고 부르고 버르장머리를 고쳐 놔야 한다며 공격을 준비해 왔다.
현재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통과하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마크롱은 대학들이 고등학교 성적표를 열람해서 “학습 의욕”이 충만한 학생을 고를 수 있게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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