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tes
underlined. then copied out.
2026-01-02Grown-Up Politics Lorna Finlayson
What troubled Hurwitz was not the dead children but the fact that living children might see them. And the problem with that, she made clear, was not that they might be distressed but that they might have their minds turned against the state of Israel: the sight of dead Palestinians was arousing emotions that get in the way of mature, rational thought. The solution? Simple: take away their smart phones.
2025-12-20The Slop of Things to Come Brianna Di Monda
Much as the 2022 barrage of crypto spots aired months ahead of a massive crypto meltdown, let’s hope that these contemptuous, overcapitalized mobilizations of nonwork and nonthought continue to get rebuffed and rejected. And let’s hope that the work—even the work of making ads—goes back to people who make shit, not make shit.
2025-12-13How do we stop hating the people we disagree with? Nauman Asghar
The optimism underlying Dolan’s approach underestimates the extent to which affective responses may be rooted in ideological disagreements that have widened by social media algorithms, income inequality, and elite polarisation.
2025-12-13Progressive Except for Palestine: On Growing Up in Bari Weiss’s “Urban Shtetl” Laura Kraftowitz
The time for our people to wake up is decades past. For those who tried, we’ve failed to wake them, and maybe we never could. Now Bari Weiss is ascending to the top of network news, and the moral high ground once bestowed on us through unspeakable suffering lies under Gaza’s rubble and mass graves. As Weiss’s favorite professor Joseph Massad put it, “Palestinians are the Jews’ Jews.”
2025-12-13On the Rise of ChatGPT and the Industrialization of the Post-Meaning World Matt Greene
[I]n the second fisherman’s assessment that the first is only referring to the part that they can see. But what if a lake was only its surface? Wittingly or otherwise, this is the question posed by pushers and proponents of AI (taken here to mean Large Language Models).
2025-11-02조롱을 넘어 멸칭으로…2030은 왜 영포티를 긁나 이재덕, 이혜리
주간경향은 40대를 만나기도 했는데, 금융 상담 업무를 하는 한 남성(43)은 “영포티 당사자인 40대보다 그 말을 만든 ‘2030세대’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상담 업무를 해보면 2030의 격차가 너무 심해요. 알바를 전전하며 빚까지 있는 2030도 있고, 6억~8억원 정도 되는 자산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투자할지를 물어보는 이들도 있어요. 그런 자산을 어떻게 모았겠어요? 다 부모가 만들어준 자산이지. 심지어 30대 중반의 상담사들이 ‘현타’가 온다고 말할 정도예요. 대형병원 영상의학과에 근무하는 제 아내는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자신이 입사할 때는 동기가 20명이나 됐는데, 지금은 대규모 공채도 사라지고 주로 계약직으로 뽑는다’고요. 우리 세대가 한때 ‘88만원 세대’로 불렸잖아요. 지금 젊은 친구들은 더 끔찍해요. 아예 희망이 없어요.”
2025-07-22읽기·쓰기를 AI에 ‘완전히’ 외주화할 수 없는 이유 김성우
다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문해력이 높다, 읽기를 잘한다고 할 때 반드시 그런 능력만 칭하는 건 아니다. 자신의 경험에 대입해서 비판적으로 혹은 공감하면서 읽기, 상상하거나 예측하면서 읽기, 이런 부분은 인공지능에 외주를 줄 수 없다. 정보라는 것도 나에게 ‘체화’가 되려면 꼼꼼하게 읽고, 메모도 해보고, 요약도 하고, 이래야 내 것이 된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요약본만 본다면 이런 과정이 모두 삭제된다. 읽기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2025-02-03언론이 사이비 민주주의자를 대하는 법 강형철
선진국 주류 언론은 기사 제목에 따옴표를 넣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한국은 남의 말을 옮겨주기만 하는 따옴표 제목이 넘쳐흐른다. 선전 도구로 전락하는 일이라는 끊임없는 비판에도 버텨온 관행이다.
2024-06-17영국과 미국 출판사 사이에서 번역 저작권 추적하기 Bookmann
영미권은 책들을 영국 따로 미국 따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경우에 보통은 영국이나 미국 출판사 중 하나가 (아주 드물게는 호주에서 나오는 경우도…) 본 계약을 하고 다른 쪽에 해당 지역 (보통은 미국은 북미 (흔히 카나다와 미국) 판매권, 영국이 할 경우 영국내 내지는 영연방 혹은 유럽 지역; 계약에 따라 지역이 다름) 판매권을 줍니다.
(중략)
자, 그럼 저작권 기획자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저작권자를 찾아내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보유한 사람은 저작권 에이전트든 출판사내 저작권 담당자든 중급 이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2024-06-08AI again Michael Roberts
So contrary to the conventional view and much more in line with Marxist theory, the introduction of AI investment will not lead to a cheapening of fixed assets (constant capital in Marxist terms) and therefore a fall in ratio of fixed asset costs to labour, but the opposite (ie a rising organic composition of capital). And that means further downward pressure on average profitability in the major economies.
2024-01-17마르크스주의와 종교 — 이슬람 사례를 중심으로 최일붕
무릇 종교의 다의성 때문에 종교와 종파는 매우 다양하다. 자기 신앙이야말로 ‘진정한’ 이슬람이라느니, ‘진정한’ 기독교(‘예수를 배반한 기독교’와 대비되는)라느니 하는 식으로 말하기도 한다. 경전이나 전통이 이렇게도 해석될 수 있고, 저렇게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의 다양성에는 정치적 보수와 급진, 또 그 중간에 여러 스펙트럼이 있다. 보수 복음주의만이 개신교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고, 바티칸만이 가톨릭 교회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이슬람에도 급진적 경향과 보수적 경향이 모두 있다.
그러므로 종교를 싸잡아 매도하는 태도를 삼가야 한다. 이슬람 공포증이 그런 태도의 일종이고, 도킨스와 히친스 같은 현대판 계몽주의자들도 그렇다.
이슬람 공포증은 일종의 인종차별주의로, 이슬람이 민주주의, 인권, 여성 평등, 성소수자 평등 등 서구의 계몽주의적 가치들과 양립할 수 없다는 견해다.
그런 견해에 따르면, 무슬림은 관용이 부족하고 폭력적이며, 이슬람에는 딱히 꼬집어 말하기는 어려워도 뭔가 후진적인 면이 있어서 자유주의적 가치들과 양립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유주의자들의 인종차별 반대는 무슬림 앞에서 멈춘다.
2023-08-29자발성, 전략, 정치 크리스 하먼
성공한 저항운동은 모두 다음과 같은 두 국면을 거친다. 첫 번째 국면은 바로 운동이 터져나오는 국면이다. 운동의 적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운동의 대의에 함께하는 사람들은 기쁨에 젖어든다. 거대한 저항운동이 벌어진 지 오랜만일수록 그 기쁨은 더 크다. 급상승하는 운동의 동력 자체가 운동을 파죽지세로 나아가게 할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운동의 지지자들은 서로 단결하고, 해묵은 의견 차이나 전술 논쟁을 잊어버린다. 그러나 운동의 적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첫 충격이 가시면 그들은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또 한 번 기습 공격에 당하지 않도록 전열을 가다듬은 뒤 운동의 전진을 가로막으려 한다. 이 시점이 되면 전술 논쟁이 운동 내에서 다시 떠오르게 된다. 공공의 적에 맞서기 위해 해묵은 논쟁을 잊겠노라 다짐한 사람들도 이를 피할 수 없다.
2023-02-01내면아이는 없다 강병철
인간은 몇가지 성향으로 환원될 수 없으며, 과거의 사건으로 축소될 수도 없다. 우리를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성격심리학자 브라이언 리틀은 제1본성인 유전, 제2본성인 환경과 함께 의미있는 일을 해내려는 개인의 의지가 성격과 삶을 결정한다고 했다. 내면아이는 없다. 지금 당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뚜벅뚜벅 걸어나가 삶을 살아라.
2023-01-28일제시대 언어탄압 이야기 비티
방언찰이란게 있었습니다. 일제가 일본어를 보급하기 위해 실시한 재도죠.
오키나와어 등의 언어를 사용한 학생에게 방언찰이라 적힌 나무패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방언찰을 벗기 위해선 다른 방언 사용자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이 제도는 1960년까지 이어졌죠.
(중략)
한반도의 상황도 비슷했습니다.
방언찰 대신 목에 일어상용日語常用이라 적힌 국어상용패가 걸어졌으며, 학생은 체별 등의 폭력을 당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벗으려면 조선말을 사용하는 다른 학생을 찾아야했죠.
동시에 일어를 모범적으로 사용한 가정에는 국어상용가라는 액자를 걸렸습니다.
(중략)
방언찰과 국어상용패는 수치스러움la vergonha이라는 프랑스의 정책과 닮아있습니다.
알자스어나 프로방스어, 브르타뉴어 등의 방언이나 언어를 사용한 학생에겐 머리띠나 신발 등이 목에 걸렸습니다. 프랑스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한 학생에게 수치심을 주는 방법이었죠.
자신의 언어가 부끄럽게요.
2023-01-07‘누칼협’을 무찌르는 불꽃 페미들 심윤지
이 레터를 쓰면서, 누칼협과 페미니즘으로 검색을 해봤는데요. 수많은 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누칼협’의 사고방식을 강화시킨 주범으로 ‘억지 주장을 하는’ 페미니스트를 꼽았습니다.
사실 성차별적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페미니즘은 필연적으로 ‘누칼협’ 정신과 대척점에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청소년 한부모 지원을 요구하면 누가 어릴때 애낳으라고 했어? 돌봄 부담의 불평등을 강조하면 누가 결혼하라 했어? 성별 임금격차를 주장하면 누가 돈 못 버는 직업 가지라고 했어? 군대 내 성폭력 문제를 지적하면 누가 군대 가라고 했어? 성매매 여성들의 안전 문제를 지적하면 누가 그런 일 하라고 했어? 사례는 끝도 없습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능력주의를 신봉하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치열한 자기계발을 통해 ‘자수성가’를 이루는 것이 가부장적 사회에서 생존하는 유일한 길이라 믿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여성들을 공격하기도 해요. 그럼에도, 제가 신뢰하고 의지하는 대부분의 페미니스트들은 “나에게 쉬운 선택이, 타인에게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에겐 구조의 문제를 보는 눈, 타인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마음,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상상력과 의지가 있습니다.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기후변화나 장애인 이동권 문제, 노동권 등 다른 소수자 이슈에도 열렬히 연대하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2023-01-05South Korea’s online security dead end Wladimir Palant
I think the main issue here is that the users are not the customers. While this is supposedly all about their safety, the actual customers are the banks. The users don’t get to choose whether to install an application, it is required. And banks can delegate liability away.
If somebody loses money due to a hack, the bank cannot possibly be at fault. The bank did everything right after all. It made the user install all the important security applications. That seems to be the logic here.
This creates a market for bogus security applications. Most of them fail at properly addressing an issue. Way too often they even make matters considerably worse. And in the few cases where meaningful functionality is present, a modern web browser is perfectly capable of it without any third-party software.
But none of this matters as long as banks continue to buy these applications. And whether they do is only related to whether they see a value for themselves, not whether the application does anything meaningful.
The vendors know that of course. That’s why they haven’t been investing into the security of their applications for decades, it simply doesn’t matter. What matters are the features that banks will see. Ways for them to customize the application. Ways for them to collect even more of users’ data. Ways for them to spend money and to get (perceived) security back without any noteworthy effort.
2021-08-26‘유교 탈레반’: 조선과 이슬람의 기묘한 만남 katib
이슬람 또한 유교와 마찬가지로 1300년에 걸친 ‘오랜 시간에 걸쳐 불균질하게 전개되어온 전통’이다. 따라서 시공을 넘어선 불변의 ‘이슬람 본질’ 같은 것은 없다. 논어는 변하지 않아도 유학자들의 해석과 적용 방식은 달라질 수 있듯이, 코란은 변하지 않아도 코란을 읽는 무슬림들의 관점과 해석과 실행 방식은 달라진다. ‘이슬람의 본질’ 같은 것은 없다. ‘무슬림의 해석과 실천’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복잡한 중동 사회와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너무나 귀찮고 번거롭기에 ‘이슬람’이라는 마법의 단어는 모든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용된다. “성급한 혐오와 애호 양자로부터 거리를 둔 어떤 지점에 설 때야 비로소 자신이 다루고자 하는 대상의 핵심”에 다가갈 수 있다는 김영민의 지적은 따라서 이슬람을 바라볼 때에도 마찬가지다. 이슬람에 대한 성급한 혐오 또는 무비판적인 애호 두 관점 모두 결국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는 사회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이끌 뿐이다.
2021-08-06그에게 번역이란 업종코드 940100 노승영
영어 단어 3000개면 원고지 45매쯤 되거든요. 저에겐 너무 무리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여유 부리는 것도 아닌, 지속가능한 분량이었어요. 그리고 우연히도, 최저생계비보다 약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분량이기도 했고요.
(중략)
저에게 번역이란 940100,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의 업종코드예요. 한마디로 서비스업인데, 만 명이 고생할 걸 한 명이 고생하는 일, 갸우뚱한 문장의 뜻이 파악될 때까지 고민해서 한 달 걸려 읽을 영어 책을 일주일 만에 독파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서비스의 목표는 독자가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고요.
2021-06-05『마르크스주의자들의 여성해방론』 중 「성과 계급투쟁」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재산을 매개로 이뤄지고 계급 갈등이 첨예하며 개인주의적 도덕이 지배하는 사회다. 여전히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정신적 외로움에 무겁게 짓눌린 채 살며 생각한다. 우리는 떠들썩한 소음과 사람들로 가득 찬 도심이나 친한 친구와 직장 동료와의 모임에서조차 이런 ‘외로움’을 느낀다. 외로움 때문에 사람들은 이성 가운데서 ‘영혼의 짝’을 발견하고자 하는 환상에 이기적이고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집착하기 쉽다. 사람들은 피할 수 없는 우울한 외로움을 잠시라도 잊게 해 주는 유일한 수단으로 장난꾸러기 에로스를 찾는다.
오늘날처럼 사람들이 줄곧 극심한 정신적 외로움에 시달리는 시대는 결코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이토록 우울해하고 이토록 심하게 외로움에 마비된 적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어둠은 터널 끝에 환한 빛이 보일 때 가장 어두워 보이는 법이다.
‘개인주의자’들은 다른 개인들과 느슨하게만 집단을 이루지만 이제 자신들이 맺고 있는 성적 관계를 맹목적이고 생리적인 것이 아니라 우애와 유대라는 새로운 원칙에 근거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그러나] 오늘날 개인주의적 소유의 도덕은 사람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억압하는 것임이 아주 명백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현대인은 성적 관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비판하면서 단지 현재 도덕률에 따른 낡은 행동 방식을 거부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그의 외로운 영혼은 성적 관계의 본질 자체를 쇄신하고 싶어 한다. 현대인은 오늘날 ‘개인주의자’들이 겪는 우울한 영혼의 외로움을 쫓아 버릴 수 있는 유일한 힘인 ‘위대한 사랑’, 즉 따뜻하고 뭔가 새로운 관계를 애타게 갈구한다.
성의 위기는 주로 외적인 사회・경제적 관계의 결과이지만, 부르주아 지배 이데올로기가 조장하는 우리의 ‘고상한 개인주의적 심리’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독일 작가 마이젤헤스가 썼듯이 오늘날 사람들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해졌다. 남성과 여성은 모두 다른 사람을 통해서 커다란 정신적・육체적 즐거움을 얻는 수단을 발견하기를 바라며 서로를 찾는다. 결혼한 관계이든 결혼하지 않은 관계이든 마찬가지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내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남의 감정과 심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시대의 특징인 이 ‘설익은 개인주의’가 성적 관계가 형성되는 방식에서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데도 없을 것이다.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은 ‘사랑한다’는 것이 곧 다른 사람의 영혼에 대한 권리(친밀감과 이해라는 소중한 축복의 빛을 통해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개인주의자들은 ‘자아’에 대한 끊임없는 숭배로 감정이 못쓰게 됐다. 우리는 자신의 것을 전혀 포기하지 않고도 가까운 이와 ‘위대한 사랑’에 빠지는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부르주아 도덕은 전적으로 사유재산에 기초한 내향적이고 개인주의적인 가족을 통해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완전히 ‘소유’해야 한다는 생각을 면밀히 발전시켜 왔다. 이것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이 ‘소유’라는 생각은 과거보다 지금 더 강하게 결혼 관계에 침투했다.
‘씨족’의 테두리 안에서 전개된 긴 역사 시기 동안 남편이 아내를 소유한다는 생각(아내가 남편을 당연히 소유한다고는 결코 생각할 수 없었다)은 단순히 육체적 소유를 넘어서지 않았다. 아내는 육체적으로 정조를 지켜야 했지만, 그녀의 영혼은 자기 것이었다. 기사들조차 아내가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친구와 찬미자를 둘 수 있는 권리와 다른 기사와 음유시인한테서 ‘헌신적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했다. ‘파트너’의 육체뿐 아니라 감정까지 완전히 소유한다는 원리를 면밀히 발전시킨 것은 바로 부르주아지다. 그 결과 그들은 소유권의 개념을 타인의 정신과 감정 세계 전부에 대한 권리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이렇게 해서 가족 구조는 부르주아 계급이 사회를 지배하기 위해 투쟁하던 시기에 강화되고 안정됐다. 우리가 우리의 유산으로 받아들이고 변치 않는 절대적 도덕으로 생각하는 이상이 바로 이런 것이다!
‘소유’라는 생각은 ‘법적 결혼’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보다 훨씬 더 멀리 나아간다. 그것은 가장 ‘자유로운’ 사랑의 결합에서도 피할 수 없는 요소로 느껴진다. 현대의 연인들은 자유를 대단히 존중하지만 자신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육체적으로 바람피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영원한 외로움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잔인하고 배려심 없는 태도로 사랑하는 사람의 감정을 차지하기 위한 ‘공격을 감행한다.’ 미래의 세대는 이런 태도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비밀을 속속들이 모두 알 권리를 요구한다. 현대의 연인은 ‘정신적’ 부정不貞보다 육체적 부정을 더 쉽게 용서한다. 자신들의 ‘자유로운’ 관계 바깥에서 경험하는 감정은 모두 자기만의 보물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여긴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파트너와 제3자의 관계에 대해 배려심이라고는 도무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 모두 이런 묘한 상황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를 제대로 알기도 전에, 상대방이 그때까지 형성해 온 모든 관계에 대해 권리를 행사하려 하고 상대방 삶의 가장 내밀한 곳까지 들여다보려고 서두르는 상황 말이다. 어제까지 서로 모르던 두 사람이 한순간의 에로틱한 교감 속에 결합해서는 타인의 깊숙한 내면에 도달하기 위해 성급히 서두르는 꼴이다. 그들은 분명한 내력이 있는 이 괴상하고 혼란스러운 심리가 자아의 확장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러시아 혁명가 알렉산드라 콜론타이가 쓴 「성과 계급투쟁」을 읽을 때마다,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음속에 깊이 파고든다.
2021-04-27베일 뒤에 가려진 ‘이슬람 포비아’ 김진경
베일 이슈의 핵심은 ‘쓰느냐 안 쓰느냐’가 아니다. ‘누가 허락하고 누가 금지하느냐’다.
(중략)
법이 시행되기 전인 2009년 당시 프랑스에서 얼굴을 가리는 베일을 쓰는 사람들은 프랑스 내 무슬림 여성의 0.05%에 불과했다. 그런데 법안 때문에 베일은, 프랑스 정부의 ‘무슬림 낙인찍기’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됐다. 베일을 쓰지 않았던 무슬림 여성들도 이 금지안을 자신의 종교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였다. 베일 금지는 오히려 베일 착용자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드페오는 “이 법안이 통과된다는 건, 스위스의 모든 무슬림에게 그들이 환영받지 못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중략)
스위스의 무슬림은 전체 인구의 약 4.5%인데, 와파의 말처럼 이 중 부르카를 쓰는 여성은 사실상 없다. 니캅(눈 부위만 내놓고 얼굴을 다 가림)을 쓰는 여성은 전국에 극소수(30~40명)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드물게 보이는 부르카 착용자는 관광객이다. 그래도 혹시 강요에 의해 부르카나 니캅을 쓰는 여성들이 있다고 치자. 금지안이 이 여성들을 도울 수 있을까? 베일을 못 쓰니 집 밖으로 못 나가 사회에서 더 고립될 것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현상을 국민투표까지 해서 금지한 건 대체 무슨 연유일까. ‘여성 인권을 위해서’라는 명분 뒤에는 ‘이슬람 포비아’라는 진짜 이유가 있다.
(중략)
정말로 무슬림 여성의 인권을 생각한다면, 부르카 금지 같은 대리전쟁을 벌일 게 아니라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주고 사업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2019-10-13“종교에는 강요가 없다”: 어느 구절의 역사(1) katib
신과 진리, 구원에 이르는 길의 유일성을 주장하는 종교의 경전에 “종교에는 강요가 없다”라는 내용이 이렇게 명시적으로 언급되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이 구절은 이슬람이 본질적으로 관용의 종교이며, 오늘날 극단주의자와 테러 분자들이 보여주는 불관용과 폭력, 타 종교에 대한 적의는 진정한 이슬람의 가르침에서 벗어난 소수의 왜곡된 해석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근거로 널리 이용되곤 한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타 종교에 대한 관용이라는 가치는 사실 근대의 산물이다. 즉 종교, 피부색, 언어, 계급 등 여러 다양한 소속과 구분과 무관하게 인간은 그 자체로서 존엄하며 모든 인간이 보편적으로 평등한 존엄성을 지닌다는 근대적 가치가 확고히 자리잡은 뒤에야 비로소 종교적 관용이 모두가 추구해야 하는 보편적 가치이자 지고한 선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종교에는 강요가 없다”는 구절에 대한 오늘날의 위와 같은 해석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시대적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특정 종교에 대한 신앙으로 사람들을 구분하고, 다른 종교를 지닌 사람은 유일한 구원의 가능성을 박탈당한 존재에 불과하다고 간주하던 시대, 구원의 길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때로는 강압과 폭력, 박해가 정당하다고 보던 세계관이 우세하던 근대 이전에는 이 구절이 어떻게 해석되었을까?
2019-03-30한국인 무슬림 “테러 일삼는 나쁜 종교? 그저 평범한 종교” 고경석
자신이 무슬림인 걸 외부에 밝히지 않으면 남성 무슬림들은 대체로 큰 어려움이나 불편함을 겪진 않는다. 그러나 여성은 히잡을 쓰는 순간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이 되거나 ‘여성 억압의 피해자’ 또는 ‘잘못된 종교에 빠진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외국인 무슬림과 결혼한 민씨는 “누가 강요해서 히잡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발적으로 쓰는 것인데도 ‘남편이 억지로 시킨 게 아니냐’고 묻는 등 사람들은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규정한 뒤 평가해 버린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018-10-05『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오후
빨갱이 칼 마르크스Karl Marx는 헤겔의 『법철학 강요』를 비평하면서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 말 한마디로 이후 전 세계 공산국가에서 종교가 탄압을 받게 됩니다. 끔찍한 일도 많았죠.
하지만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에서 아편은 마약이라기보다는 진통제로 보아야 합니다. 당시에 실제로 아편은 인민들의 진통제 역할을 했으니까요. 그렇게 보면 공산국가의 종교 탄압은 원인과 결과가 완전히 뒤바뀐 정책이었던 거죠.
“아픈 사람들이 모두 교회에 가는 걸 보니, 교회가 사람을 아프게 하는군” 하면서 종교를 탄압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마르크스가 한 말의 정확한 맥락은 “세상이 시궁창 같으니 사람들이 그나마 종교에서 위안을 얻는다”라는 거죠. 그는 좋은 세상이 와서 진통제가 필요 없게 되면, 자연스레 종교가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지금의 마약금지 조치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사람들이 마약을 하네. 마약 때문에 힘든가 보다. 마약을 못 하게 해야겠군.”
어쩌면 우리는 완전히 상황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재밌어서 아껴 읽던 책을 다 읽었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에필로그에 마르크스가 나온다. 저자가 마르크스의 종교 비판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기도 하고, 마약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2018-01-29서울대 출신 증권맨→40살 중앙대 약대 과수석…지금은? 양병찬
하루 4페이지씩, 80일 동안, 320페이지 정도의 책 한권을 끝냅니다. 이제까지 번역한 책은 30권이 좀 넘습니다. 3년 전부터 과학분야 베스트 셀러를 맡았습니다. ‘센스 앤 넌센스’, ‘나만의 유전자’, ‘매혹하는 식물의 뇌’, ‘곤충연대기’, ‘핀치의 부리’ 등을 번역했죠.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 된다면 전공지식 이해도와 국어가 더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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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시간을 투자해야, 전문서적 4~5페이지를 번역 할 수 있어요. 참고 논문 및 문헌 검토까지 필요한 지적 노동입니다. 한달 수입이 200만원이 채 되지 않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결혼과 재테크를 생각하는 젊은 나이라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2016-07-05마르크스주의 입장에서 본 엘리트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차이 mytory
엘리트주의는 별 게 아니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오만한 엘리트에게서 엘리트주의를 느끼지만, 이 사회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엘리트주의에 영향받는다.
엘리트주의는 기본적으로 대중이 뭔가를 집단적으로 변화를 이룰 수는 없다고 본다.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다고 보는 태도다. 많은 사람들이 많든 적든 어느 정도는 그런 생각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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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에서 나타나는 공통의 속성은 바로 “현재는 암울하고, 미래엔 변화 가능성이 없다” 하는 점이다.
2015-12-29『어린 왕자』의 번역에 대한 오해 황현산
그렇더라도 ‘염소’와 ‘숫양’의 문제는 남는다. 거기에는 일본어와 한국어에 공통된 특징이 있다. 목축국가의 말이 아닌 한국어에서는 숫양과 암양을 구별하기 위해 ‘양’에 ‘암’이나 ‘수’를 붙여 쓰지만, 프랑스어에는 양, 암양, 숫양에 해당하는 각기 독립된 단어 mouton, brebis, belier가 있다. 어린 왕자가 비행사에게 ‘양을 한 마리 그려 달라’고 할 때, 그 양은 mouton이지만 그가 퇴짜를 놓은 것은 belier다. 두 낱말이 완전히 다르기에 이 서술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어에서 ‘숫양’에는 그 낱말 자체에 ‘양’이 포함되어 있지 않는가. 양을 그려 달라고 했는데, 숫양을 그려준 것이 왜 잘못인가. 이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 번역자와 마찬가지로 한국 번역자들이 선택한 것이 ‘염소’였다. 한국의 번역자들이 일본의 번역자를 모방한 것이 아니라 같은 언어적 운명 앞에서 같은 선택을 한 것일 뿐이다. 한국어 번역자들이 ‘숫양’으로 감히 번역하기 시작한 것은 서양말에 대한 우리의 지식과 이해가 더 깊어진 이후의 일이다.
2015-07-16디지털 시대의 서평쓰기 로쟈
서평의 기능은 이러한 필요에서 도출된다. 어떤 책을 읽고 싶도록 하거나, 읽은 척하게 하거나, 안 읽어도 되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서평의 기준은 이러한 기능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즉 어떤 책을 읽고 싶거나 안 읽어도 되도록 하는 데 기량을 발휘하는 글이 좋은 서평이다. 또 어떤 책을 안 읽어도 읽은 척할 수 있을 만큼 핵심을 잘 짚어준다면 이 역시 좋은 서평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2012-07-02청년과 마르크스 박가분
마르크스를 청년기와 연관시키는 전제로부터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청년기가 아니라 오히려 성숙함과 연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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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마르크스를 읽는 요점은 사회적 문제를 이성적으로 고민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기에는 어느 때보다 타인의 불평등, 빈곤, 사회적 위기에 민감하다. 그러나 청년들이 마르크스를 통해 입문해야 할 물음은 다른 것이다. ‘불평등을 계급과 무관하게, 빈곤을 경제적 착취와 무관하게, 위기를 자본축적과 분리해서 다룰 수 있는가?’
20대에 사회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나는 오히려 20대에 마르크스를 반드시 읽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20대에는 자본 자체를 건드리지 않고서 사회문제에 대한 개혁주의적/온정주의적 접근을 취할 수 있다. 오히려 마르크스를 읽어야 할 시점은 ‘공감, 연민, 양심의 고통’만으로 아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의 장벽에 이미 부딪혀 본 어른이 되었을 때이다. 마르크스를 읽지 않은 20대가 바보라 할 수 없지만, 40대를 넘어서도 마르크스를 진지하게 읽지 않았다면 바보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자본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젊은 시절에 타인에 대해 가졌던 아름다운 연민의식이 소시민적인 자기연민으로 변질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2010-10-16가을은 여전히 독서의 계절인가 deulpul
아마존 킨들은 21세기에 인류가 겪고 있는 곤경의 하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독서가 지식과 지혜를 추구할 수 있는 최적의 길 중 하나라는 사실은 과거나 현재나 마찬가지다. (중략) 그러나 갈수록 책을 읽기가 힘들다. 지나치게 재미있는 것들이 지나치게 가까운 곳에 지나치게 많이 있다. 이들이 한정된 시간 자원을 빼앗아 간다. 진지한 독서(deep reading, 혹은 ludic reading)가 실종되어 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10-09-305피트 책꽂이와 독서국민 로쟈
하루에 30분씩만 책을 읽어도 요즘 나오는 200-300쪽 짜리 책이라면 일주일에 한 권은 너끈히 읽을 수 있다. 적어도 독서가 습관으로 밴 국민이라면 한 달에 4-5권은 읽어야 ‘정상’이다. 그런 면으로 보자면, 우리는 아직 진정한 의미에서 ‘독서국민’이 돼본 적이 없다. 독서국민의 ‘효과’도 경험해본 적이 없다. ‘5피트 책꽂이’를 집집마다 끼고 살지도 않으며, 자신의 무지와 무교양을 부끄러워하거나 슬퍼하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