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서열 철폐, 냉소가 아니라 압력이 필요하다
민주당의 서울대 폐지 공약에 대해서 “서울대가 폐지되어봐야 어차피 연고대가 그 자리를 채울 거다.”라는 식의 말이 많던데, 거기에 진보적인 성향의 분들도 몇몇 동조하시는 것 같아 약간 우려스럽다.
김문성 씨의 비판처럼, “서울대가 없어지면 그 빈 자리를 사립명문대가 당장 채울 거라는 지적[은] 학벌주의 문제를 입시의 문제로 축소해” 보는 시각이라고 본다.
“국가기구(중앙과 지방 모두)와 대기업(공기업과 재벌)들의 짜여진 임명 구조에서 [서울대가 지방 국립대 등과 통합됐다고 해서] 당장 서울대 라인을 연고대 라인이 그리 쉽게 밀어”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고교 평준화 이후 30년이 된 지금도 중앙과 지방에서 명문고 라인들의 위세”는 여전히 막강하다.
그렇지만 민주당의 공약이 상당히 부실한 건 사실인데, 이미 정진상 교수 등이 ‘국립대통합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더 나은 대안을 7년 전에(!) 내놓았다. 「대학구조개혁: 비판과 대안」이라는 논문을 보면 뻔한 반론들에 대한 대안이 소상히 담겨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듯 하다. 민주당의 공약이 부실하면, 이미 나와 있는 대안을 더 보강하라고 주문해야지 않겠는가?
오히려 내가 보기에 가장 핵심적인건, 민주당이 말로만 이야기할 뿐 별로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민주당은 “좀 언론이 앞서 갔다. 우리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라며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대학 서열 철폐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건 냉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대중적인 투쟁과 사회적 압력이 생겨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게 아닐까 싶다.
‘반값등록금’도 한나라당의 공약이었지 않았는가? 부실하기는 민주당의 이번 공약보다 훨씬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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