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와 투쟁

안철수가 사퇴한다고 기자회견한 날이었던가? 동생과 대선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안철수나 문재인 둘 다 너무나 “꾀죄죄하다”고 비판하자 동생이 물었다.

“그럼 대선 때 투표 안 할 거야?”

이렇게 대답했었다.

“박근혜는 ‘절대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고, 문재인은 ‘되어 봤자 별달리 좋을 게 없을 사람’이다. (사실 정확히는, 문재인은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 ‘박근혜와 큰 차이 없이 굴 사람’이라고 말해야겠지만.)

그리고 내가 가장 지지할 만한 후보는 김소연 후보라고, 노동자 대통령 후보로 나온 사람이 있는데 그 후보인 것 같다. 그렇지만 ‘절대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을 막기 위해서, ‘되어 봤자 별달리 좋을 게 없을 사람’을 찍어야 할 것 같기도 해서 고민 중이다. 아마 그래서 계속 고민은 하겠지만 문재인을 찍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동생은 이렇게 답했다. “그런데 진짜 박근혜가 되면 어쩌지?”

1930년대에 비견할 만한 세계 경제 위기로 인해, 한국 경제도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장기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경고가 많다. 박근혜가 되든, 문재인이 되든 한국 지배자들은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계급과 피억압 계층의 사람들에게 전가할 것이다. (박근혜가 훨씬 더 악랄하게 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만은 막아야 한다”는 사람들의 심정에 공감하면서 투표는 ‘되어 봤자 별달리 좋을 게 없을 사람’에게 하더라도, 독립된 노동자 조직을 유지하며 고통 전가에 맞선 투쟁을 건설하고 확대해야 한다.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 전쟁 없는 세상, 핵 없는 세상은 투쟁을 건설할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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