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끼야는 지금도 있나
기독교 우익들이 퍼뜨리는 이슬람 혐오 자료 중에는 논리 상으로 따져보기에 재밌는 것이 있다. 바로 ‘타끼야’라는 것인데.
이슬람에는 “타끼야”라는 특수한 교리가 있어서 이슬람을 보호하거나 지지하기 위한 거짓이나 위장을 허용하[고] (중략) 그래서 이슬람 전문가가 아니면 그들이 만들어 놓은 미화된 거짓을 대신 홍보해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 있다. (이만석 목사)
논리를 따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만석이 ‘우물에 독 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슬람은 비무슬림에게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떻게 이슬람 비방에 대해 반박할 수 있다는 말인가? 무슬림이 반박하면 거짓말이 되는 것이고, 비무슬림이 반박하면 속고 있는 것이 될 뿐이다.
어쨌든 ‘타끼야’라는 행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타끼야(التقية)는 사전적인 의미로 ‘신념, 생각, 감정들을 숨김’ 이라는 뜻으로 수니파 무슬림에 의해 심한 종교적 박해를 받던 시아파 무슬림들이 생존과 종교적 신념 보존을 위하여 위험한 경우 자신의 신앙을 감추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기독교 우익들은 ‘타끼야’가 (시아파가 아니라) 이슬람 전체의 이야기인 양 하고, 무엇보다 무슬림들이 “생존과 종교적 신념 보존을 위하여 위험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타끼야’, 그러니까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일까?
이란인 지인한테 물어봤다. (이란은 시아파 무슬림이 다수인 나라다.)
타끼야는 옛날 옛적에나 행해지던 것이라고 한다. 과거에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하던 것이라고. 목숨의 위험이 없는 오늘날에는 당연히 해당되지 않고, ‘타끼야’라는 단어를 일상에서 사용하거나 하는 것을 보거나 들은 적도 없다고 한다.
내가 “타끼야의 현대적 의미가 있느냐”고 계속 물어봤는데, 내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딴 얘기를 자꾸 해서 답을 듣는 데 한참 걸렸다. 여하간 답은 타끼야라는 단어 자체를 오늘날에는 쓰지 않고, 과거의 것일 뿐 현대적 의미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이었다.
이슬람 혐오 자료들을 찾아보다 보면 ‘이런 것도 굳이 반박을 해야 하나…’ 싶은 것들이 많은데, ‘타끼야’도 그 중 하나다. 어쨌든 기록 차원에서 적어둔다. 이런 쓸데없는 걸 물어봐도 친절히 답해주는 무슬림 지인들이 많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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