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이자 폭력’이 그리도 어려운가?
kpinews.kr
박지선 교수 "마동석 보고도 달려들어야 ‘분노조절장애’"
미안한 말이지만, 원 발언 영상을 찾아보고 아무리 좋게 좋게 생각해 주려 해도, 도대체 이게 무슨 사회적 가치가 있는 발언인지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흔한 농담을 심리학 교수가 방송에서 한다고 해서 그게 사회적 가치가 생기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장애가 아니라 폭력’이라는 말이 참 어처구니없다. 폭력을 일으키는 장애(disorder)인 것이지, 장애가 아니라 폭력이라니 도대체 뭔 말인가?
일단 분노조절장애는 ‘일상어처럼 쓰이는’ 게 아니라 그냥 ‘일상어’이고, 그런 병명은 없다. 분노조절을 못 하는 증상을 보이는 정신과적 질환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질환의 종류와 그 질환이 얼마나 악화됐는가에 따라서도 분노조절을 못 하는 정도와 수준도 당연히 다 다르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정신적 장애(disorder)라고 불리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환자들이 ‘폭력’을 통해 특히 가족 등 주변인을 고통에 빠트리고, 심해질 경우 심각한 범죄적 수준의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그 외에도 여러 증상이 있겠지만, ‘폭력성’ 측면에서만 말하자면).
박지선 교수는, 마동석 앞에서도 조절이 불가능한 수준까지 가야지만 ‘장애’이고, 그 이전 수준은 ‘장애가 아니라 폭력’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런 어처구니없는 이분법이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다. 가뜩이나 이런 종류의 정신과적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대체로 ‘병식’이 없어 스스로 인정을 잘 안 해서 주변인들이 병원으로 데려가는 데 엄청 애를 먹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로 가는 문턱을 최대한 높이고 높여서 그 사람이 결국 마동석 같은 사람조차 찔러 죽여야만 이 사회가 개입하면 된다는 걸까?
‘장애가 아니라 폭력’인 게 아니라, 장애이자 폭력이다. 장애가 있으면 책임이 전혀 없고, 장애가 없으면 무한 책임이라는 이분법만 있는 게 아니다. 책임도 져야 하고, 동시에 지원도 받아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그리도 어려운가?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