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만 강하게 하면 범죄가 준다는 착각

안타까운 이야기를 하자면, 오클라호마의 강간 범죄율은 가장 최신 통계인 2019년 기준 1000명당 0.57로 미국 전체 평균(0.43)보다 높다. (FBI)

한국보다는?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청, 경찰청)

‘추정’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국가 간 범죄율 비교는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국가별로 범죄를 정의 내리는 기준도 다르고, 통계로 집계하는 항목도 다르고, 다른 게 너무 많아서 비교할 수 없는 게 많다. 여러모로 비교적 명확(?)할 수밖에 없는 살인 범죄율 정도만 국가 간 비교가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성범죄는 암수범죄가 많아서 통계가 실제 현실을 얼마나 반영하는지도 논란거리다.

그럼에도 한 가지를 말하자면, 오클라호마는 강간 범죄율을 낮추는 데 실패하고 있는 듯하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처. ‘배심원들이 성폭행범 형량을 절반이나 깍아줌’이라는 제목 아래 법정에 앉은 남성의 사진과, 1993년 오클라호마에서 일어난 사건과 선고 내용이 적혀 있다

이 인스타 게시물은 1996년 기사를 요약한 것인데, 1996년 당시 오클라호마의 강간 범죄율은 1000명당 0.47이었다. 앞서 말했듯 2019년은 0.57이다. 1996년 이후 범죄율이 마냥 높아졌다고만 말할 수는 없지만(2010년대 후반 들어 갑자기 상승폭이 크다), 그렇다고 범죄율을 낮췄다고 말할 수도 없다(범죄율이 지속적으로 크게 낮아진 기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범죄에는 다양한 사회적 원인이 작용한다. 오클라호마는 강간 범죄율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강력범죄율이 높은 주인데, 범죄학 연구자들은 오클라호마의 높은 빈곤율과 사회해체 심화를 주로 그 원인으로 꼽는 듯하다.

“이게 나라지”라는 이 인스타 게시물뿐만 아니라, 이 글이 퍼진 인터넷 커뮤니티 대부분이 ‘한국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아주 쉽게쉽게 이야기하는 것을 봤다.

처벌을 강력하게 하기만 하면 범죄율이 쭉쭉 줄어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간단하다니!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덧붙임. 나는 1996년 기사까지 발굴해서 한국어로 요약해 퍼뜨릴 생각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가 좀 궁금하지만, 그건 아마 절대로 알아낼 수 없는 일일 것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