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탈종교화는 사실상 탈불교화

koreaherald.com Korea’s teens drift from religion, Buddhism hit hardest

South Korea’s Buddhist community has been embracing trendier, youth-oriented cultural events to appeal to younger generations, but a recent survey suggests the religion is still facing the steepest generational decline among the country’s major faiths.

The findings come amid a broader rise in religious nonaffiliation among teenagers, while also suggesting that Buddhism’s recent efforts to win over younger audiences have yet to resonate with teens.

According to a survey released Friday by Gallup Korea, only 2 percent of respondents aged 13 to 18 said they identified as Buddhist, compared with 16 percent among older age groups, marking the largest generational gap among Korea’s major religions.

By comparison, 12 percent of teenagers identified as Protestant, compared with 18 percent among older respondents, while 3 percent of teenagers identified as Catholic, compared with 6 percent among older respondents.

한국인의 탈종교화는 압도적으로 탈불교화인데, 개신교와 천주교가 지난 30년간 전체 인구 대비 신자 비율을 그럭저럭 유지해온 반면 불교는 어마어마하게 줄었다. 이 기사에 나와 있듯 젊은 세대 중 불교 신자가 거의 없어서, 장기적 전망은 더 큰 위기다.

다만 탈종교화가 무신론화를 뜻하는 건 전혀 아니기 때문에(오히려 초자연적·영적인 것에 대한 믿음은 30년 전에 비해 더 늘어난 면도 있다), 불교 신자 수가 극적으로 준 것만큼 불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극적으로 주는 결과로 이어지진 않을 것 같다(물론 영향력 감소 자체는 불가피하지만).

하지만 똑같은 동전의 반대면으로, ‘힙불’이 불교 신자 수 증가로 이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비종교인 중 어느 종교에 대한 호감도 보이지 않는 비율도 지난 30년간 크게 증가했는데, 그나마 불교에 호감을 보이는 비율이 타 주요 종교보다 높다. (참고로 개신교가 가장 낮다.)

얼핏 보면 모순처럼 보이지만, 이것도 탈종교화 흐름이라는 똑같은 동전의 반대면이다.


2026년 5월 17일에 추가:

페이스북에 쓴 이 글에 이집트인 정치 난민인 친구가 질문을 했고, 그것에 대해 내가 답한 내용도 옮겨 놓는다.

친구여, 제 질문이나 의견이 늘 한국과 이집트의 상황을 비교하고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여기서 제 질문은 이것입니다. 한국에서 불교의 신앙심이나 교인 비율이 감소하는 것이 자유와 정의라는 가치를 향한 사회적 진보를 의미하나요?

달리 말하자면,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불교에 대한 이해가 자유나 발전의 가치와 상충되는 측면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1. 개인의 자유 존중
  2. 남녀평등에 대한 시각
  3. 과학적 가치와 지식에 대한 존중

현재 아랍 사회의 지배적인 이슬람 해석이 이러한 가치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처럼, 한국의 불교 또한 그러한 상황인지 알고 싶습니다.

친구여, 제 질문에 답하느라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인공지능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고, 아주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었거든요.

제가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불교는 성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하며, 불교 종단 내에서 여성 승려들이 매우 높은 지위와 위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2. 불교 철학과 종교의 근간은 인과응보(원인과 결과)의 법칙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3. 여러 불교 사찰들이 과학 연구 센터를 후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야, AI의 답변이 정확하고 포괄적이었다고 생각하니?

친구, 좋은 질문이에요. 한국과 이집트를 비교하는 친구의 시각이 저에게도 늘 신선한 자극이 됩니다.

AI가 들려준 답변에 대해 솔직히 말씀드리면,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한국의 실제 상황과는 좀 거리가 있어요. 하나씩 짚어볼게요.

한국 불교가 이슬람이나 기독교에 비해 동성애에 대해 신학적으로 관대하다고는 볼 수 있을 듯해요.

덧붙여서, 조계종은 성소수자 초청 법회를 자주 열고 있고, 일부 승려들이 ‘부처님은 동성애를 차별하지 않으셨다’고 적극적으로 발언해왔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격렬한 반동성애 캠페인은 거의 전적으로 우익 개신교가 주도하고 있고, 불교계는 여기에 동참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불교가 성소수자 권리를 존중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조계종 차원의 공식 입장은 ‘혐오하지 않는다’ 정도이지 동성결혼이나 차별금지법을 적극 지지하는 것은 아니에요.

비구니의 지위 문제는 AI가 틀리게 설명했어요.

한국 불교에서 비구니의 비율이 세계적으로 높은 편인 건 맞아요. 조계종 출가자의 절반이 비구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조계종 내에서는 명백한 차별이 제도화되어 있어요. 예컨대 종단의 주요 직책(총무원장, 종정 등)은 모두 비구만 맡을 수 있도록 명문화돼 있고, 중앙종회 의원 중 비구니 비율도 12퍼센트(81명 중 10명)로 고정되어 있어요.

인과응보(업) 개념이 불교 교리의 핵심인 건 맞지만, 이건 윤회와 결합된 종교적·형이상학적 개념이지 과학적 인과율 같은 것은 아니에요. 그리고 “여러 불교 사찰이 과학 연구 센터를 후원한다”는 부분은 한국 상황과는 맞지 않아요. 한국 불교는 오히려 기복신앙과 무속과 깊이 결합되어 있다는 비판을 더 많이 받습니다.

친구의 더 깊은 질문인 ‘불교 신자 감소가 한국 사회의 진보를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는… 답은 ‘아니오’이지만, 그렇다고 ‘퇴보’도 아니에요. 이건 한국과 아랍 사회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한국에서 불교는 개인의 일상이나 법을 규율하는 종교가 아니에요. 최근의 현상이 아니라, 지난 수백 년간 그런 위치에 있지 않았어요. 조선시대에는 정치적으로 억압받았고요(숭유억불).

그래서 불교 신자가 줄어든다고 해서 그게 자유의 확장을 의미하지도, 반대로 사회의 퇴보를 의미하지도 않아요. 그냥 한국인이 종교 일반과 거리를 두게 된 흐름에서 가장 약한 고리가 먼저 끊어진 것에 가깝습니다.

다만 한국 종교 지형에서 진짜 주목할 변화는 따로 있어요. 저는 일종의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봐요. 그리고 그 양극화를 이해하려면, 한국의 세 주요 종교가 사회에서 작동하는 방식이 처음부터 서로 다르다는 점을 봐야 해요.

불교는 전통적으로 ‘느슨한 문화’로 작동해왔어요. 명확한 교리적 헌신이나 매주 예배 같은 강한 결속 구조가 아니라, 산 속의 절 풍경, 장례 의례, 명상 문화, ‘인연, 업, 자비’ 같은 일상 언어, 불교 신자가 아니라도 (등산이나 역사 유산 답사 등으로) 종종 절에 가는 행위 같은 식으로 문화적 정서에 스며들어 있어요. 앞서 말한 조선시대 숭유억불로 정치적 권력에서 밀려난 이후, 불교는 민중의 기복신앙과 문화적 풍습의 영역으로 자리잡게 된 면이 있어요.

그래서 한국인이 자기 정체성을 ‘불교 신자’라고 분명히 의식하지 않아도, 불교적 문화는 이미 한국 문화에 여러모로 깔려 있습니다. 한국에서 불교는 느슨한 문화이기 때문에, 불교 신자 수가 극적으로 줄어들고 있어도 불교의 사회적 영향력은 그만큼 극적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거라고 봐요.

그게 비종교인이 가장 호감을 보이는 종교(15퍼센트)라는 통계에서도 드러나지만, 반대로 불교가 당장 신자 수를 늘리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종교 같지 않다는 점이 호감의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한국에서 개신교는 정반대 방향으로 작동하는 듯해요. 명확한 교리, 매주 예배, 십일조, 정치적 동원이라는 강한 결속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탈종교화 압력에 더 잘 버텨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개신교 전체 신자 수가 유지된다는 게 ‘개신교가 건강하다’는 뜻이 아니라는 거예요. 약한 결속의 신자들이 빠져나가는 동안 강한 결속의 신자들이 농축되면서, 개신교는 내부적으로 더 보수화, 우익 정치화되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그래서 개신교는 한국에서 반동성애 캠페인에 가장 열성적이고, 이슬람 혐오도 이들이 주도합니다.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정치 우익의 다수는 개신교 계열이고,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계엄(쿠데타) 시도 세력 및 미국 MAGA와 연결된 극우적 흐름도 개신교 내부에서 강해지고 있어요.

신자 수와 사회적 신뢰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어요. 개신교 신자는 인구의 18퍼센트이지만 비종교인의 개신교 호감도는 6퍼센트에 불과해요.

가톨릭은 이 둘과 또 다른 방식으로 작동해요. 가톨릭은 1970~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적극 참여한 역사가 있어요. 그 덕분에 한국 가톨릭은 어느 정도 사회적 신뢰를 받습니다. 비종교인 중 가톨릭에 호감을 가진 비율은 11퍼센트로 실제 교세(6퍼센트)의 두 배 가량이에요. 신자 수보다 사회적 신뢰가 큰 종교인 거죠. 개신교와는 정확히 거울상이에요.

거기에 더해 가톨릭은 미사, 성사, 교리교육 같은 헌신 구조는 개신교 못지않게 강하지만, 정치적 동원은 훨씬 자제하는 편이에요. 예컨대 동성애에 대한 태도 등은 개신교와 큰 차이가 없지만, 한국 가톨릭은 정치적 캠페인에 적극 나서지는 않는 편입니다.

한국 가톨릭이 신자 유지가 잘 되고, 사회적 신뢰도 잃지 않고, 탈개신교인 중심으로 새 신자를 충원하는 것도 이런 이미지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한국의 우익 개신교는 사회적 진보에 해가 된다고 보고, 양극화의 심화로 인해 최근 들어서는 우익 개신교를 더욱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어요. 하지만 그건 (나라를 막론한) 개신교 자체의 특징이라기보다는 한국에서 개신교가 밟아온 궤적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친구가 아랍 사회의 ‘지배적인’ 이슬람 ‘해석’이라고 균형감 있게 구분하고자 했듯, 한국 개신교에 대해서도 그런 시각이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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