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풍구의 안전 기준
내가 아는 환풍구가 세 군데 있다.
그 중 두 군데는 번화가에 있는데, 인도의 대부분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높이가 50cm도 되지 않아 밟고 다니기 쉽다.
하지만 10m는 족히 되어 보일 정도로 깊기 때문에 나는 그 환풍구를 볼 때마다 불안하고, 그래서 최대한 안 밟고 지나가려 한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대개 밟고 지나가는 편. 그 환풍구는 여러 명이 한꺼번에 밟고 지나가도 괜찮을까? 과연 몇 명까지 괜찮을까?
또다른 환풍구 하나는 이에 비하면 높이가 좀 높다. 가장 높은 부분은 150cm 정도에, 가장 낮은 부분은 110cm 정도. 작년에 ‘생일빵’을 피하려던 학생 ‘한 명’이 올라갔다가 추락사했다. 이 사고는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 ‘안전불감증’이었던 학생?
‘안전불감증’이니 ‘시민의식’이니 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짜증이 난다. 나의 ‘안전 기준’에서 환풍구는 단 한 명이라도, 밟았을 때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절대 밟지 않지만, 이 기준은 남들에게도 통하는 걸까? 20여명이 올라가면 ‘당연히’ 안전하지 않다는 기준은 누가 언제 정한 걸까?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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