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한국어

‘한글’을 ‘한국어’와 혼동해서 한글이 누구나 배우기 쉽다고 한국어도 누구나 배우기 쉬울 거로 생각하는 분은 없을 거라 믿고 싶다.

한국어가 얼마나 배우기 쉬운 언어인가 그 정도는 학습자마다 다르겠지만, 주된 것은 학습자의 모국어가 무엇인지일 것이다.

그래도 학습자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한국어의 문법이 얼마나 규칙적인가 여부일 것이다. 그리고 (언어학 비전공자라서 확신은 없지만) 내가 보기에 한국어 문법은 더럽게 불규칙적이다.

내 우즈베크인 친구들은 대부분 한국어가 꽤 유창하기 때문에, 이 한국어를 공부하다가 나한테 물어보는 건 대개 문법 지식이다. 하지만 나는 일개 한국어 원어민일 뿐 한국어학이나 한국어교육학 같은 걸 배운 적이 없다. 설명해주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내가 영어나 프랑스어 문법을 공부할 때와 비교해서 역지사지하고 있으면 우즈베크인 친구와 함께 덩달아 빡친다. 내가 보기에도 한국어 문법은 너무 불규칙한 게 많다.

하지만 친구들이여, 어쩌겠는가. 한국어를 유창하게 사용하고자 하는 게 죄라면 죄인걸. 그래서 나는 종종 친구들에게 ‘나는 한국어 원어민이라서 정형화된 지식이 없어도 감으로 다 알지롱’ 하는 식으로 놀린다. 대다수 한국어 원어민이 이럴 기회가 얼마나 있겠는가.

한국어 문법은, 정말이지 더럽게 공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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