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과 맨스플레인
BBC 코리아에서 이슬람에 관한 편견에 관한 인터뷰를 했다.
한국인 무슬림이 자신이 히잡을 쓰는 이유를 말한 것에 대해 비무슬림들이 ‘고나리’질하는 댓글을 많이 단 걸 보고, ‘이런 걸 남성이 여성한테 하면 보통 ‘맨스플레인’이라고 부르지 않나…’ 생각했다. 그 분들 페이스북 계정을 훑어보니 ‘맨스플레인’에는 무척 분개하실 것 같은 분들이 대부분이라 흥미로웠다.
나는 히잡에 대해 잘 모르지만, 내가 들은 히잡의 의미를 생각해 볼 때 한국인 무슬림인 송보라 씨 같은 해석도 나름 깊은 (영적) 고민 끝에 나온 것이겠구나 생각이 든다.
자히드 후세인 씨가 인터뷰 기사에서 “남자들도 하얀색 모자를 쓴다. 남자도 히잡이 있다. 나도 내 마음대로 내 몸을 다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바지를 무릎 위로 올리지 못한다. 남자로서 나도 히잡이 있고 여자들도 히잡이 있는데, 여성의 스카프가 두드러지니까 사람들이 더 그렇게 보는 것 같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아마 댓글 단 분들 중 다수는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셨을 듯하다. ‘남자도 히잡이 있다니? 머리에 모자 자주 안 쓰잖아?’ 이렇게 생각하셨을 듯.
나는 물론 이슬람교 또한 (다른 수많은 종교와 마찬가지로) 여성차별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성이 머리에 쓰는 천에 이렇게 관심이 쏠리는 건 더 큰 문제적 맥락이 있다고 생각한다. 송보라 씨 말대로 “수녀님들도 이쁘게 스카프를 쓰고 가시지 않는가? 그런 분들을 볼 때는 억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이슬람의 히잡만 억압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히잡에 대한 나의 반응은 누가 어떤 말을 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전에 무슬림 남성과 함께 길을 가다가 스카프를 쓰고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은 여성을 보고 ‘저건 히잡에 어긋난다’고 하길래, ‘저 사람 나름대로 히잡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대꾸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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