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마르크스〉 감상평
영화 〈청년 마르크스〉를 봤다. 나는 영화를 정말 안 보기 때문에, 올해 첫 영화.
영화를 보기 전에 부정적인 평을 몇 번 들었는데, 영화를 본 사람들이 한 것은 아니고 전하는 말로 들은 평들. 들은 평과는 상관없이 재밌게 봤다.
마르크스를 입체적으로 그리지 않고 너무 ‘영웅’으로 추켜세운다는 평들이 있던데, 글쎄, 모르겠다. 거만해 보이는 듯한 태도로 다른 사람들에게 독설을 날리는 모습이라거나, 엥겔스의 파트너 메리 번스에게 보이는 미묘하게 무시하는 듯한 태도라거나,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가정부 렌헨은 계속 두고 있다거나… 그런 것은 그 사람들 눈에 안 보였나 보다. 물론 그런 것들은 이 영화에서 별로 강조되지는 않는다. 호사가들이나 좋아할 법한 그런 것들만 강조했으면 이 영화는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를, 아주 따분한 영화가 됐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이 꽤 눈에 들어왔다. 마르크스와 엥겔스, 메리 번스가 우연히 엥겔스 아버지의 친구(자본가)를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인데… 마르크스가 그 자본가의 아동 노동 착취에 대해 지적하자, 자본가는 “저렴한 아동 노동을 쓰지 않으면 나는 파산할 것이고, 그것이 이 사회의 법칙”이라고 답한다. 그러자 마르크스는 ‘사회’가 아니라 ‘생산관계’(=자본주의)라고 대꾸한다. 이 장면을 보면서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마르크스의 사상에 꽤 진지하게 접근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역시 의인 동맹 1차 대회에서 승리하여 ‘의인 동맹’을 ‘공산주의자 동맹’으로 바꾸기로 선언하는 장면(엥겔스의 연설)이다. 의인 동맹이 말하는 ‘우애’(모든 사람은 형제다)로 사회를 바꿀 수 없고, 자본가 계급과 노동계급이라는 양대 계급의 적대는 필연적이며, 따라서 ‘계급 투쟁’이 핵심(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이라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시사점을 주는 문제이기도 하고, 영화 전체로 봤을 때도 클라이맥스다.
어쨌든, 곧 영화관에서 내려갈 것 같은데, 영화관에서 보시든 나중에 VOD로 보시든 한 번 볼 만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일 수는 있는데, 그렇다고 결코 지루하지는 않다.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마르크스 사상이 무엇인지 윤곽을 잡을 수 있는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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