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머신 3주 사용기
에스프레소 머신 3주 사용기를 써 보려고 한다.
내가 산 머신은 호주의 가전제품 회사 ‘브레빌’이 만든 BES870이다. 브레빌은 에스프레소 머신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는 아닌데, 그래도 괜찮게 잘 만든다는 얘기를 듣고 샀다.
정가는 130만 원 정도 하는 것 같던데, 나는 리퍼 제품으로 79만 원에 샀다. 온라인 가격을 보면 새 제품도 100만 원 초반대에서 살 수 있는 것 같다.
이 제품을 고른 가장 큰 이유는, 커피 그라인더와 일체형이라는 점이다. 지금 사는 집이 좁아서 그라인더를 따로 놓을 공간이 없다. 그라인더를 포함한 가격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 정도 성능대에서는) 그리 비싼 건 아니기도 하다. (‘이 정도 성능대에서는’인 것을 꼭 감안해야 한다. 성능이 떨어지는 머신 중에는 훨씬 싼 것도 많다.)
아, 급수 방식이 물통형이라는 점도 중요했다. 직수 방식은 우리 집에서 쓸 수가 없다. 물통에 물을 채워서 쓰는 방식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전반적인 성능이 괜찮은 편이다. 나는 약하게 로스팅된 커피를 주로 마시는 편이라, 그라인더 성능이 좀 더 좋을 필요가 있다(콩이 잘 안 갈리기 때문이다). 처음 샀을 때는 최고로 미세한 단계로 해야 최적의 굵기가 나오길래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좀 더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에스프레소 추출 성능도 준수하다. 프리 인퓨전(일종의 뜸 들이기로, 커피 맛을 더 좋게 해 준다) 기능도 있고, 온도 조절도 ±2도까지 가능하다. 물론 보통 카페에서 마시는 것에 비하면 약간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런 카페는 천만 원이 넘는 머신을 쓰니까… 까다롭게 굴지 않으면 특별히 트집 잡을 게 없는 맛이 나온다고 요약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딱 하나다. 포터필터 사이즈가 ‘사실상의 표준’보다 작다. 58mm를 많이들 쓰는데 이건 54mm다. 그 때문에 ‘싸제’ 포터필터나 탬퍼 같은 걸 사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 이건 커피 머신 주변 용품을 이것저것 모으길 좋아하는 ‘덕후’가 아니라면 큰 상관이 없는 문제긴 하다.
이 정도. 결론은 ‘커피 맛에 까다로운 마니아에게 추천할 만한 가정용 머신’.
2026년 11월 2일에 추가:
이후에 가끔씩 사용했지만, 라이트 로스팅 커피를 내리는 게 좀 어려워서 사용을 잘 안 하게 됐다. 2023년에 당근에 중고로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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