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우즈베키스탄 방문

지금까지의 우즈베키스탄 여행기.

금요일 오후에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했다. 두 번째 방문이다.

대학 기숙사에서 우즈벡인 교환학생들과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친해졌는데, 룸메이트로 지낸 친구만 세 명이다.

그 중 한 친구가 결혼을 해서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처음 방문했다. 그리고나서 이번이 두 번째인데, 이번에는 다른 친구의 결혼식 때문에 왔다.

공항에서 나오니 반가운 얼굴이 나를 반겨줬다. 이번에 결혼하는 친구의 친구로, 교환학생으로 왔을 때 나하고도 알게 된 친구다. 룸메이트는 아니었지만. 결혼식이 열리는 안디잔 지역으로 같이 갈 예정이었다.

같이 택시를 타고 안디잔 지역으로 갔다. 여기서는 도시간 이동을 할 때 버스나 기차보다 택시를 많이 탄다. 버스, 기차가 잘 없기 때문인듯한데, 택시가 무척 싸다. 4-5시간 걸리는 거리인데 한 사람당 한국 돈으로 7000원 정도.

첫 방문 때는 시속 100km로 달리는 도로에 중앙분리대가 없어 식겁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에 오니 대부분 중앙분리대가 설치돼 있었다. 안전벨트를 잘 안 매고 경찰이 볼 때만 잠깐 매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흥미롭다.

5시간 가까이 달려 안디잔 지역의 친구네 동네에 도착했다. 결혼하는 친구는 안디잔 시티는 아니고 근처의 시골 마을에 산다. 친구와 인사를 나눈 후 같이 차를 옮겨 타고 안디잔 시티로 향했다.

우즈벡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도 거주지 등록을 해야 한다. 거주지 등록증이 없으면 출국할 때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가급적 호텔에서 지내야 한다. 친구네 집에서 묵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호텔이 있는 안디잔 시티로 향했다.

호텔은 굉장히 좋았다. 친구가 무리해서 비싼 호텔을 잡은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됐다. 아침식사도 무척 맛있었다.

다음날은 결혼식 전날이었다. 결혼식을 집에서 하는데, 이 날부터 사람들이 집에 찾아오고 대접을 받는다. 나도 이 날 정말이지 끝없이 먹었다.

그 다음날은 결혼식 당일. 양복을 입고 호텔을 나왔다. 사진 스튜디오에서 웨딩 사진을 찍은 후 집으로 향했다. 집에서 결혼식이 이뤄졌다. 주례 같은 건 없는 듯하고, 친척들이 돌아가며 신랑 신부를 축하해줬다.

그리고 계속해서 춤을 추는데, 특히 나는 더 많이 춰야 했다. 아무래도 외국인이니까, 춤을 추라고 자꾸 권한다. 첫 번째 결혼식 때는 참 어색했지만 두 번째가 되니 나름 적응이 돼서 열심히 췄다. 정확히는 그냥 되는대로 몸을 흔든 거지만.

결혼식이 끝나기 전에 아쉽게도 택시를 타고 타슈켄트(수도)로 출발해야 했다. 다 끝날 때까지 있으면 타슈켄트에 도착했을 때 시간이 너무 늦기 때문이었다.

타슈켄트에 도착하니 밤 11시였다. 너무 늦어서 하룻밤 자고 사마르칸트로 이동할 계획을 세웠다. 사마르칸트는 또 다른 친구가 사는 곳이고, 역사 유적이 유명하다.

잠깐 자는 거니까 최대한 싼 호텔을 찾았다. 우즈벡 물가는 한국에 비하면 많이 싼 편이지만, 호텔만은 비싸다. 한국과 비슷한 수준인 듯하다. 처음 찾은 호텔은 한국 돈으로 10만원 수준. 너무 비싸서 나와서 다른 곳을 찾았다.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었는데, 여기는 17000원 정도밖에 안 했다. 그대신 1인실은 없고 무조건 2인실.

한 우즈벡인과 방을 같이 썼다.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 처음에는 좀 긴장했는데, 좋은 사람이었다. 말이 안 통하지만 번역기를 이용해가며 대화하다가 SNS 아이디도 공유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나오느라 인사도 못한게 아쉽다.

다음날 택시를 타고 사마르칸트로 갔다. 이 모든 것은 친구들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마르칸트 친구가 자신의 친척 택시기사를 소개시켜줬고, 마중 나왔던 친구가 아침에 나를 태워서 택시 정류장까지 데려다줬다.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내내 잤다. 피곤했나 보다. 택시를 타고 가는데 사마르칸트 시티 쪽으로 쭉 가지 않고 딴 곳으로 빠진다. 그 친구가 사마르칸트 시티에 사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시티에 살다가 근처 시골 마을로 2년 전에 이사갔다고 했다.

택시에서 내려 친구를 만나 집으로 갔다. 부모님이 내가 온다고 일도 하루 쉬고 기다리고 계신다고 했다. 정말 감사했다.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 내가 호텔에서 자야 한다고 친구한테 말을 꺼내니 자신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자기 집에서 재우려 했었다고. 외국인에 관한 법이니 모를만도 하다. 설명을 해주니 자기 나라 법은 너무 이상하다고 투덜댔다.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와 사마르칸트 시티로 향했다. 집 근처는 시골 마을이라 호텔이 없기 때문이다. 시티까지만 해도 가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

첫 번째 호텔은 8만원 정도였다. 비싸단 생각이 들어 두 번째 호텔을 찾았다. 7만원이었다. 재밌는 건 호텔 숙박비를 우즈벡인과 외국인을 따로 받는다. 외국인이 훨씬 비싸다. 거주지 등록을 의무로 해야 하니 싫어도 호텔에 묵는 것을 이용해먹는 것 같아 기분이 언짢았다.

어쨌든 더 싼 곳이 나올 것 같지 않아 여기서 묵겠다고 했다. 그러자 친구가 너무 비싸다며 딴 곳을 가자고 강하게 주장했다. 타슈켄트나 안디잔에서의 경험을 보면 이 정도가 일반 호텔 가격인 것 같고, 더 싸면 싼게 비지떡이라고 단점이 꽤 있을 것 같아 그냥 7만원이라도 묵으려 했다.

그러나 결국 친구 말에 못 이기고 나와서 더 찾아다녔다. 찾고 찾은 끝에 34000원 정도의 호텔을 찾았다. 두 번째 호텔과 비교해도 반값인데, 방은 나쁘지 않았다. 친구 덕분에 돈을 많이 아꼈다.

다음날은 사마르칸트 시내를 구경했다. 정복자 아무르 티무르의 묘가 있는 구르 에미르도 가보고, 옛날에 종교학교로 쓰였다는 레기스탄도 가봤다. 레기스탄은 내부가 온통 기념품 가게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원래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방이었다고 하는데, 너무 상업적으로 변한 느낌이라 아쉬웠다.

구르 에미르와 레기스탄에서도 외국인과 우즈벡인에게 입장료를 달리 받았다. 구르 에미르는 10배 넘게 차이가 났고, 레기스탄은 우즈벡인은 아예 무료였다. 물론 외국인 입장료라 해도 한국과 비교하면 싼 편이지만, 그래도 기분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런 다음 사마르칸트 시내에서 벗어나 이맘 알 부하리의 묘로 갔다.

이맘 알 부하리는 옛날의 유명한 이슬람 학자로, 선지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모은 ‘하디스’(쿠란의 내용을 해석하는 기준틀로 쓰인다)를 연구해 집대성했다.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에서 태어났고, 지금의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메디나와 메카에서 활동했으며,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죽었다. 그래서 묘가 이곳에 있는 것이다. 묘를 둘러싼 건물이 아름다웠다.

그런 다음 친구의 집으로 왔다. 시골이다보니 바로 가는 택시를 잡을 수가 없어서(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가득 태워야만 간다), 그리 먼 거리도 아닌데 두 번을 갈아타야 했다. 그래도 택시 한 번 탈 때마다 두 명이서 천 원이 채 안 되게 냈지만 말이다.

오늘은 친구의 집에서 자기로 했다. 호텔은 돈만 내고 왔다. 거주지 등록은 호텔로 해놓고, 잠은 친구 집에서 자기로 한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법이 좀 이상한 것 같다.

내일은 사마르칸트를 좀 더 둘러볼 예정이다. 이제 여행도 끝나간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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