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의 ‘혁신’
타다가 1만원 할인 쿠폰을 뿌릴 때부터 타다를 이용했고, 택시에 불만 많은 소비자지만 이런 글을 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이재웅 같은 자본가에게 ‘혁신’은 더 나은 서비스 그 자체가 아니다. 더 많은 이윤을 남기는 것만이 그의 지상과제이고, 그건 노동자의 이익과는 당연히 배치되고 심지어 때로는 소비자의 이익과도 배치될 수 있다.
우버가 최근 ‘안전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8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우버 이용 중 발생한 성폭행(강간) 신고 중 우버가 인지하고 인정한 것만 235건이고, 그중 92%가 소비자가 피해자다. (나머지 성범죄에서는 우버 노동자가 피해자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 살인 사건도 있었고, 그것도 총 9명이 살해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버는 “성범죄 신고 비율은 0.0002%에 불과”하기에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물론 우버 노동자들은 사측의 지시나 통제를 훨씬 더 받는 타다 노동자들과 좀 차이가 있다. 하지만 타다의 목표는 한국의 우버이고 한국 법이 그걸 막고 있으니 ‘꼼수’를 쓴 것일 뿐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물론 택시에서도 성범죄가 일어난다. 핵심은 규제가 케케묵은 과거의 유산이고 ‘혁신’의 방해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규제는 그 존재 이유가 있다. 예컨대 택시 기사는 범죄이력을 조회받는다. 우버에서 그게 불가능하다는 건 분명하다. (타다는 범죄이력을 조회한다고 광고하다가 과장 표시·광고라는 지적에 음주운전 이력만을 조회한다고 말을 바꿨다.)
택시 면허 제도라는 규제에도 나름의 목적이 있다. 시·도지사는 5년마다 택시의 적정 공급 규모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면허 제도는 왜 있고 실태조사는 왜 하는가? 택시가 포화 상태인 한국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좀 안 맞긴 하지만, 택시의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 면허 제도가 있다.
그리고 타다는 면허를 구입하지 않고 택시 운영을 하는 데서 더 많은 이윤을 얻고 있고, 이게 이재웅이 생각하는 ‘혁신’의 본질이다. (예컨대 카카오처럼) 택시 면허를 사서 운영을 하면 될 텐데, 그러지는 않고 혁신이 다 죽겠다느니 하는 소리만 하는 걸 보면 좀 더 분명해 보인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혁신’도 좀 이야기해야겠다. 택시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이동을 하게 된 것은 ‘혁신’이 맞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불편을 개선한 것이지 않은가? 물론 자동차나 세탁기, 인터넷을 발명한 정도의 ‘혁신’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타다는 ‘혁신’이 아니다”라고만 이야기하는 건 초점이 어긋난 느낌이다.
핵심은 그 ‘혁신’이 택시 면허를 구입하는 등 준법을 하면서는 유지될 수 없는 듯 보인다는 것이다.
택시 기사들이 불친절한 건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회사택시를 운행하는 노동자들은 매일 회사에 사납금을 갖다 바쳐야 하고, 그러다 보니 열심히 일했는데 그날 버는 돈은 한 푼도 없거나 심지어 마이너스인 것도 가능하다.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자영업자들은 그런 문제는 없지만 과열된 경쟁에 고통받는 건 마찬가지다.
한 명이라도 더 ‘실은’ 뒤 빨리 목적지에 ‘갖다 버려야’ 하는 상황에서 과속하지 않고 끼어들기하지 않고 친절할 수 있는 성인군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타다가 이런 경쟁 속에 제대로 뛰어들어서도 ‘혁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타다와 우버를 못하게 하는것은 … 김밥천국을 위해 배민을 못하게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말에 “타다와 우버의 진짜 문제는 김밥천국 경쟁 업체를 만드는데 우리는 식품위생법 안 지켜도 되는데 기존 김밥천국은 지켜라는 도둑놈 심보에 있”다고 받아치는 트윗을 봤다. 그 트윗을 길게 풀어 써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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