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혐오 때문에 프랑스 유학을 포기한 내 친구

내 펜팔 친구 A는 요새 외국에 대학원 유학을 가려고 준비 중이다. 현지 정부 장학금을 받으려고 하는데, 싱가포르와 한국 두 군데를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가 친구의 전공 분야에서 뛰어나기 때문에 1순위로 놓고 있는 듯하다. 물론 둘 다 떨어질 가능성도 만만찮기에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친구가 어서 결혼을 하길 바라는 어머니도 이번에는 양보하셨다는데, 말로는 “괜찮다, 응원한다”고 하지만 내심 서운해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이라며, 내 의견을 물어와서 대화를 좀 나눴다.

남자친구는 “왜 유럽에 가지 않고 아시아로 가려 하느냐?”고 묻는 모양이고, 게다가 친구는 이미 프랑스에서 대학원 자리를 제안받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 자리를 거절하고 아시아로 가려 하는건데, 이유를 짐작했지만 모르는척 굳이 한번 더 물어봤다. (친구는 프랑스어에 능숙한 반면, 한국어는 거의 못 한다. 영어에는 꽤 능숙하지만, 프랑스어 실력이 훨씬 더 뛰어난 것 같다.)

첫째 이유는 프랑스 대학원의 분위기 때문이었고, 둘째는 내가 짐작했듯 무슬림에 대한 프랑스 사회의 배척 문제였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프랑스의 끔찍한 알제리 식민지배 역사 때문이다. 둘째와 셋째 문제는 현재까지도 아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프랑스에는 히잡을 금지하는 곳이 많아. 내가 프랑스에 간다면 내가 쓰는 히잡 때문에 많은 문제에 부닥칠거야. 프랑스는 히잡 문제에 있어서 제1의 적이거든.

이 말 또한 내 가슴에 깊이 박힐 것 같다. 이미 자리도 보장돼 있고, 공부를 하는데 꼭 필요한 언어에 있어서도 능숙한데, 차별과 천대 문제 때문에 거부하는 것이다.

재작년 제주도에 온 예멘 난민들이 한창 뉴스를 달궜을 때, 한국에 유학 온 우즈벡인 친구(무슬림 남성)가 내게 했던 말이 아직도 떠오른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형과 같지는 않아요. 제가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밝히면 눈빛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웬만하면 밝히지 않고 지내는 편이에요.

A에겐 한국에 유학 와서 지내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마찬가지로 무슬림 여성)에게서 한국 생활을 전해듣기로, 그 친구는 히잡을 써도 한국인들에게 충분히 존중받으며 도움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래, 한국이 프랑스만큼 이슬람 혐오가 심한 건 아니긴 하지….

혁명적 사회주의자로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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