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꺼기 같은 합리성

ws.or.kr 신기록 속출하는 코스피: 왜 금융 시장은 실물 경제와 다른가

경제는 잘 모르지만, 버핏 지수니 CAPE 비율이니 하는 지표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버핏 지수는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로, 100을 넘으면 버블 국면에 진입했음을 뜻한다고 한다. 지난 12월 기준 한국은 120, 미국은 180 정도라고 한다. CAPE 비율은 S&P500과 주당순이익 10년 치의 평균값으로 낸다는데, 500개 대기업의 주가가 지난 10년간 평균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12월 기준 33 정도로, 이전에 이 지수가 30을 넘은건 대공황 때와 닷컴 버블 때 두 번뿐이라고 한다.

저 지표들을 보면 투기꾼들도 “금융 순환의 건강은 결국 생산에서 잉여가치를 만들어 내는 데에 달려 있다”(링크한 《⁠노동자 연대》 기사)는 자명한 사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려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름의 ‘합리성’을 갖추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그마한 찌꺼기 같은 ‘합리성’조차, 마르크스가 자본주의가 바탕을 뒀다고 본 두 가지 분열 중 하나인 “자본가들끼리의 분열” 때문에, 즉 끊임없는 맹목적인 경쟁으로 인해 유명무실해진다.

버핏 지수를 만든 워런 버핏 자신부터가 지난 11월 최대 21조 원 정도로 추정되는 주식을 사들였다고 하고, CAPE 비율을 만든 경제학자 로버트 실러는 최근 칼럼에서 저금리를 고려하면 현재 주식 가치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금리가 낮다는 사실만으로는 미래에 대해 말해주는 것이 별로 없다. 링크한 《⁠노동자 연대》 기사가 지적하듯 “조건이 바뀌면 시장은 금세 ‘조정’되거나 폭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시장이 무한정 치솟을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투기자들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투기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

투기 과잉은 자본의 금융 순환에 내재한 것이며, 금융 순환은 자본주의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봐야 한다. 또, 이런 문제는 단순히 체제를 금융과 생산 부문으로 나눠서 금융 부문만을 원인으로 지목할 수 없다는 점도 중요하다. 생산 부문의 자본들도 투기를 하고 투기꾼들도 생산에 투자를 한다. 기업주들 전부가 이윤을 좇아 어디에든 달려들며,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무계획적 경쟁이 노동계급을 고통에 빠트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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