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 신메뉴 ‘곤충 돈가스’” 뉴스를 보며 느끼는 씁쓸함

youtube.com [뉴스터치] 학교 급식 신메뉴 ‘곤충 돈가스’ (2021.04.06/뉴스투데이/MBC)

이 뉴스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씁쓸한 기분을 감추기 어렵다.

오해는 마시길, 반응 그 자체에 대해서는 100퍼센트 동감한다. 도대체 왜 ‘학교 급식’이어야 하는가? 주로 청소년들이 화가 난 반응이 많은데,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학교 급식은 사실상 선택권이 없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먹지 않는 식재료를 무턱대고 사용하겠다니 화가 안 날 수 없을 것이다.

이 기회를 빌려 강조하자면, 학교 급식에서 선택권이 더 넓어질 필요가 있다. 채식 식단 선택권이 조금씩 도입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종교적 식단(할랄, 코셔 등) 선택권은 전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이런 무리수 때문에 곤충을 먹는 것에 대한 반감만 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씁쓸한 기분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식용곤충을 종종 먹는다.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나 귀뚜라미, 메뚜기를 간식으로 먹는 걸 좋아한다. 식용곤충 전부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누에(번데기 말고 애벌레)나 굼벵이(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같은 경우에는 쓴 맛이 나서 별로 안 좋아한다.

사실 식용곤충으로 허가받은 건 이게 거의 전부다. 한국에서 식품원료로 쓸 수 있는 곤충으로는 앞서 언급한 것 외에 장수풍뎅이 애벌레, 수벌 번데기 정도가 더 있는데, 이 둘은 아직 못 먹어봤다. 잘 안 파는 걸 보니 이것만 따로 먹었을 때 별로 맛이 없나 보다.

그런데 나는 뉴스에 나온 것처럼 곤충을 다른 데에 섞어서 만든 음식은 별로 안 좋아한다. 이것저것 먹어봤는데, 하나 같이 곤충을 안 넣은 원 음식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런 경험 끝에 내린 결론으로, 이런 식의 접근법에 대해서 나는 상당히 비판적이다.

예컨대 채식 상품 중에 ‘고기를 하나도 안 넣었지만 고기 맛이 나는’ 것이 꽤 많지만, 그런 건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럼 고기를 먹지, 왜 그걸 먹어.

게다가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그걸 먹어야 할 이유는 사실상 하나밖에 없다. ‘고기를 줄이고 채식을 해서 기후위기를 막고 지구를 지킵시다.’

나는 그런 접근법은 기후위기를 막는 데 너무나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광범한 정치적 대중운동이 너무나 절실한 이 시기에 사람들의 좌절감만 늘리는 역효과를 더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여담이지만 다행히도 채식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을 살린 음식을 만드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긴 하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이런 것으로 막을 수 없다. 화석연료에 절망적으로 집착하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맞서는 운동이 필요하다.)

아무튼 곤충을 식재료로 쓰는 것의 딜레마도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곤충을 혐오하니까, 곤충 맛이 안 느껴지게, 곤충 식감이 안 느껴지게, 곤충이 보이지 않게 만들어서 음식에 집어 넣는다. 그럼 곤충을 안 먹으면 되지, 왜 그걸 먹어.

사람들이 그걸 먹어야 하는 이유는 사실상 또 하나로 모아진다. ‘고기를 줄이고 충식을 해서 기후위기를 막고…’

나는 다양한 식문화를 경험해보고,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고, 다양한 식재료를 경험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너무나 즐거운 일이지 않은가?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세계 여행을 할 수 있는 일이고, 가만히 앉아서도 자신의 ‘세계’가 넓어지는 일이다. 곤충을 먹는 것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인은 이미 대중적으로 곤충을 즐겨 먹는다. 편의점 어디를 가든 번데기탕 통조림을 팔고 있다. 한국인은 육류와 생선을 날 것으로도 먹고, 꿈틀대는 산낙지도 먹고, 맹독이 있는 복어도 먹는다. 나는 ‘별 걸 다 먹는’ 이 식문화가 사랑스럽다. 이미 누에 번데기를 즐겨 먹고 있는데, 누에 애벌레라고 해서 먹어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하지만 누구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지, 아무 선택권이 없는 학생들에게 곤충을 억지로 먹여보겠다는 분들 덕분에 갈 길이 조금 더 멀어진 것 같다! 씁쓸한 기분을 감추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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