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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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 | 구로카와 유지
구로카와 유지가 쓴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읽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면서 좀 더 역사를 알고자 읽게 됐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기 직전에 나왔지만, 일본어로 쓴 원 책은 무려 20년 전에 나온 듯하다.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 이후의 역사는 전혀 실려 있지 않다는 점은 좀 아쉽다. 하지만 내가 주되게 더 알고 싶었던 것은 우크라이나의 근대 이전 역사여서, 그 점에서는 꽤 참고가 됐다.
저자는 주(駐)우크라이나 일본 대사를 지냈는데, 그래서 당연하게도(?) 저자의 관점은 좋지 않다. 러시아 혁명기를 다루면서는 저자는 자신의 볼셰비키에 대한 반공주의적 반감을 숨기지 않는다. 그런 저자의 정치관 때문인지, 내가 보기에는 상호 모순되는 진술이 많았고 심지어 바로 앞뒤 문장으로 이어져 있는 경우조차 있었다. 저자가 글을 부정직하게 썼다기보다는, 역사를 보는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하는 사례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려 한다.
다만 저자처럼 볼셰비키를 “모략”으로 권력을 장악한 세력으로 여기고, 레닌과 스탈린이 연속적이라고 받아들인다면 해석하기 어려운 모순이 많다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한 가지만 지적하자면 러시아 2월 혁명 이후 우크라이나에 등장한 ‘라다’는 소비에트와 달리 선출된 기관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저자는 오히려 소비에트를 볼셰비키의 음모에 따르는 꼭두각시처럼 묘사한다. 그러면서도 라다를 주도한 민족주의자들이 ‘온건 사회주의’ 색채를 약간 띠는 것마저도 불편해하지만 말이다.)
러시아 소비에트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인정했지만, 반대로 라다는 러시아 소비에트 정부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저자가 (라다만 언급하는 식으로) 제대로 말하지 않는 역사적 사실이다.
아무튼 근대 이전의 우크라이나 역사에 대해서 간략히 훑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읽어보면 유용한 면이 있는 책이기는 하나, 근대 이후는 추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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