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 문명』 서평

aladin.co.kr 베르베르 문명 | 임기대

임기대가 쓴 『⁠베르베르 문명』을 읽었다.

베르베르인은 북아프리카의 토착 민족으로, 알제리, 모로코, 리비아, 튀니지 등 마그레브 지역에 많이 살고 있다. 인구는 대략 2천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베르베르’라는 이름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자신들의 문명 바깥의 민족들에게 사용한 ‘외국인’이라는 의미의 단어인 ‘바르바로스’에서 유래했고, 이것이 아랍어 ‘바르바라’로 이어지면서 ‘베르베르’라는 이름이 보편화됐다는 게 흔한 설명이다. 스스로 붙인 것이 아닌 타자화된 이름이라 그런지, 베르베르인들은 대체로 ‘베르베르’라는 이름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어 ‘바르바로스’가 오늘날 여러 유럽 언어에서 ‘야만인’을 뜻하는 단어의 어원이라는 점도 한몫하지 않을까 싶다.)

베르베르인들 스스로는 대개 ‘이마지겐’(복수형) 혹은 ‘아마지그’(단수형)로 스스로를 지칭한다. ‘자유로운 사람’, ‘고귀한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 사실을 소개하면서도 책 전반에서 ‘베르베르인’이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한국인들에게 더 익숙한 이름이라서 그런 듯싶다. (하지만 나는 마그레브 지역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아마지그’라는 이름을 주로 사용한다.)

마그레브 지역 국가들에서 아마지그인들은 민중 저항 운동(‘히락’)과 많이 결부되는 것 같다. 저자도 2016년 모로코와 2019년 알제리의 히락에서 아마지그인들이 중요한 세력으로 참여했고, 알제리 국기와 더불어 자신들만의 상징 깃발을 휘날리기도 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프랑스에 사는 아마지그인들이 대략 2백만 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오랜 이주의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까닭에 아마지그인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었다. 내가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만큼 입문서로서 상당한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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