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 레닌 사상의 종합에 관한 연구』 서평
루카치 죄르지가 쓴 『레닌: 레닌 사상의 종합에 관한 연구』를 읽었다.
정확히는 내가 읽은 책은 1985년 녹두신서에서 엮어서 펴낸 책으로, 루카치의 글만 실려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2부에는 알튀세르가 쓴 글이, 3부에는 콜레티가 쓴 글이 실려 있지만 이번 독서에서는 읽지 않았다.
인류의 절멸을 상상하는 것이 너무나 쉬운 시대다. 하지만 그 절멸은 하루아침에 ‘쾅!’ 하고 갑자기 세계가 암흑에 빠지는 형태는 아닐 것인데(심지어 핵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오히려 그래서 더욱더 끔찍하다.
지금의 팬데믹은 앞으로 더욱더 심화할 일들을 마치 막간극처럼 보여주는 것 같다. 팬데믹하에서 지난 2년 6개월 동안 죽은 사람의 수가 제1차 세계대전 4년 동안 죽은 사람의 수보다 더 많았지만, 세계의 지배자들은 자신의 체제에 타격을 입힐 바에는 차라리 보통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 태세가 돼 있었다.
체제가 이토록 심각한 위기에 빠진 시대, 우리에게는 레닌주의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체제를 뒤엎을 유일하게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에 옮긴 인물이기 때문이다. 요즘 레닌이 쓴 저작과 레닌에 관해 쓴 저작을 여러 편 읽고 있는데, 루카치의 이 책도 그중 일부다.
레닌이 죽은 해인 1924년에 쓰인 이 책은 레닌주의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간명하게 다루고 있다. 각 장의 제목만 보더라도 분명한데, 제1장 혁명의 현실성, 제2장 지도적 계급으로서의 프롤레타리아트, 제3장 프롤레타리아트의 전위정당, 제4장 제국주의: 세계대전과 내전, 제5장 무기로서의 국가, 제6장 혁명적 현실정치.
그러나 1967년의 후기는 안타깝게도 이 책의 명석함을 전부 흐려버린다. 루카치가 1967년에 주장하듯 1920년대와 1960년대가 완전히 다르다는 게 사실이라면, 2020년대에 레닌을 읽을 까닭도 전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침 찰리 킴버가 지난 7월에 런던대학교에서 한 강연이 《노동자 연대》에 녹취·번역돼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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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다: 위기의 시대, 왜 레닌주의가 절실한가?
시간이 없다. 조바심이 크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다니엘 벤사이드가 말한 “느린 조바심”이 필요할 것이다. ‘느린 조바심’은 “활동적인 기다림, 긴박한 인내심, 참을성, 끈기로서, 기적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그런 점에서 레닌이 1917년 혁명의 한복판에서조차 이렇게 말했다는 것을 되새긴다. “우리는 소비에트 권력의 필요성을 동료 노동자들에게 참을성 있게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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