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링고 100일(=아랍어 공부 100일)
듀오링고를 시작한지 100일이 됐다. 그 말은 곧 아랍어 공부를 시작한지 100일이 됐다는 뜻.
얼마 전부터는 튀르키예어도 조금씩 공부해보기 시작했다. 일단 로마자를 쓴다는 게 엄청난 위안(?)이다. 아랍어로는 ‘감사합니다’를 쓰는데 60일이 걸렸고 아직도 헷갈리지만, 튀르키예어로는 지금도 쓸 수 있다!
다만 튀르키예어는 배워야 할 동기가 그리 크지 않다. 튀르키예어가 모어인 사람 중에 개인적으로 잘 알고 지내는 사람이 없다. 예전에 집에 초대받은 적이 있는 M씨가 떠오르기는 하는데, 언제부턴가 연락이 끊겼다. 잘 지내고 계시려나…. 연락해볼까.
그럼에도 튀르키예어를 조금씩이나마 해보고 있는 이유는 1) 아랍어로부터의 도피 2) 우즈베크 친구들 3) 듀오링고에 우즈베크어가 없기 때문이다. 친구 R의 말에 따르면, 우즈베크어는 튀르키예어와 60퍼센트 정도 통한다고 한다. 심지어 아제르바이잔어를 쓰는 몇몇 직장 동료들과도 우즈베크어로 말이 상당히 잘 통한다고 한다. (우즈베크어와 아제르바이잔어, 튀르키예어 전부 튀르크어족에 속한다. 아마 우즈베크어와 아제르바이잔어 사이의 거리가 더 가까운 것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우즈베크어는 듀오링고에 없다. 다른 앱을 잠깐 맛보기로 써봤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관뒀다. 책을 끈덕지게 잡고 공부할 시간과 여유가 없어서 스마트폰 앱으로 공부하는 건데, 책하고 똑같으면 앱을 쓸 이유가 없지. 그래서 듀오링고에 있는 튀르키예어를 공부하는 것이기도 하다. 튀르크어족 언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나라 사람들과 대충 말이 통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있고.
아랍어는 어렵다. 너무 어렵다. 아랍어 통번역을 전공하고 통역사로 일하시는 B씨가 예전에도 대단해 보였는데 아랍어를 배우기 시작하니 더 대단해 보인다. 일단 아랍 문자부터가 너무너무x100 어렵고, 단어나 문법도 얼핏 보기로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B씨가 학부 때 아랍 문자 공부에만 한 학기가 걸렸다고 말했으니, 하루 평균 15~20분씩 100일 공부했다고 아랍 문자를 마스터하길 바라는 내 마음이 도둑놈 심보이긴 하다.
아랍 문자가 어렵다는 건, 글자들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도 있지만 발음이 너무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어나 영어에는 없는 발음이 너무너무x100 많다.
물론 글자들을 구분하기도 어렵다. 점을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다른 글자가 되는데, 외우기가 쉽지 않다. 대체로 비슷한 발음은 점 위치로 소리가 달라지는 것 같다. 이집트인 S씨가 이 사실을 설명해주며 “So easy, so organized”라고 말하시는 것을 들은 이후로, 원래도 그런 적 없지만 ‘한글은 아주 과학적인 글자’라는 주장을 절대로x100 하고 다니지 않기로 결심했다. ㅁ과 ㅂ과 ㅍ이 획을 더한 원리라는게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들한테는 꼭 좋은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됐다.
그저께는 프랑스어로 5분간 도피(?)해봤다. 유닛 1 너무 쉽다. 하하, 듀오링고야, 내가 un chat가 고양이라는 것도 모르는 바보로 보이냐! 근데 un cheval이 말이라는 걸 까먹어서 한 문제 틀렸다. Cheval[슈발]….
엊그제 다섯 명이서 듀오링고 슈퍼(유료 구독)를 시작했다. 광고도 안 보고, 추가된 기능들도 써보고 하니 너무 좋다.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해보자!
이 글 쓰는 데 듀오링고 아랍어 공부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썼다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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