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할 권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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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할 권리 | 아미아 스리니바산
아미아 스리니바산이 쓴 『섹스할 권리』를 읽었다.
저자는 철학자이자 페미니스트로, 이 책은 “섹스가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물음에 천착해 “지금 세상의 섹스의 정치와 윤리를 이야기하는”(11쪽) 여러 편의 에세이들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을 잘 소개하는 건 내 깜냥 밖의 일일 수 있겠는데,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저자도 인정하듯 이 책은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양면적인 입장을 취하며, 복잡하고 어려운 것을 좀더 쉬운 무언가로 축소하는 일은 피하고자 한다. 페미니즘은 특히 스스로에 대해서만큼은 냉철하게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13쪽)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에세이 「섹스할 권리」를 예로 들자면, 이 에세이는 “자신에게 섹스를 할 권리가 있고, 여성들이 이를 박탈했다고 생각하며 격분하는 종류의 숫총각”인 ‘인셀’ 중 가장 유명한 인셀인, 2014년 대학가에서 학살극을 벌이고 자살한 엘리엇 로저를 언급하며 시작하는데, 저자는 당연히 섹스할 권리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동시에 “개인의 선호(‘음경 사절, 여자 같은 남자 사절, 뚱보 사절, 흑인 사절, 아랍인 사절, 아시아인 사절, 남자다운 남성 구함’)가 정말 그저 개인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 즉 ‘정치적’인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며, “아무도 다른 누구를 욕망할 의무가 없고 아무도 욕망의 대상이 될 권리가 없”지만 동시에 “누가 욕망의 대상이 되고 누가 욕망의 대상이 안 되는지 자체가 정치적인 문제로 받아들여지는”(160쪽) 이러한 양가성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고찰한다.
이 책이 모든 문제에 대해서 그저 숙고만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저자도 서문에서 단언하듯 “가령 성노동자의 권리, 처벌 강화 정치의 해로움, 동시대 섹슈얼리티의 병증 등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13쪽)을 취한다.
나는 무엇보다 저자가 대다수 여성을 가장 비참하게 만드는 요인들(“빈곤과 인종 지배, 국경, 계급 제도”)과 이에 따른 결과(“주택과 의료 서비스, 교육, 보육,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에 맞서 싸워야 하며, 따라서 “노동[계급]운동이 반드시 페미니즘적이고 반인종주의적이어야 한다”(288쪽)고 주장하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저자는 주류 페미니즘이 여성에 대한 ‘공통의 억압’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대다수 여성을 가장 비참하게 만드는 요인들은 다루지 않은 채 기존의 불평등 구조에서 성평등을 이루는 방법을 찾는다”(271쪽)고 설득력 있게 비판한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주제를 많이 다룬 책이지만, 그렇기에 더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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