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dscarf Controversy: Secularism and Freedom of Religion』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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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dscarf Controversy: Secularism and Freedom of Religion | Hilal Elver
Hilal Elver가 쓴 『The Headscarf Controversy: Secularism and Freedom of Religion』을 읽고 있다.
제목처럼 ‘머리 스카프 논란’을 다루고 있는 책인데, 무슬림 여성들이 쓰는 머리 스카프를 말한다. C씨가 작년 가을쯤에 이 책을 추천해 주셨는데, 영어가 부담스럽다는 핑계로 독서를 여태껏 미뤄 두고 있었다. 안 되겠다 싶어서 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1부와 2부로 구성돼 있는데, 아직 튀르키예의 사례를 다룬 1부만 읽었지만 무척 유익하다. 저자가 지적하듯 이슬람혐오는 무슬림이 소수인 국가들뿐만 아니라 무슬림이 다수인 ‘세속주의’ 국가에서도 떠오르고 있는데, 튀르키예가 대표적이다. 튀르키예는 헌법에 세속주의를 명시해 놓은 국가로, 이란 혁명 이후 1980년대부터 머리 스카프는 ‘근대성’, ‘세속주의’, ‘종교의 자유’를 둘러싼 상징적인 전장이 됐다.
생각보다 훨씬 충격적인 내용이 많았다. 머리 스카프를 썼다는 이유로 2000년대에만 10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쫓겨나고, 수천 명의 공무원과 교사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사실 튀르키예에는 머리 스카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률은 없다고 한다. 공공장소에서 ‘라이시테’를 어겼다는 것이 이유다. 심지어 학교에서는 머리 스카프를 쓰지 않음에도, 퇴근 후에 머리 스카프를 쓰는 것도 학생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해고당한 교사의 사례도 있었다.
저자는 이러한 ‘라이시테’ 조처가 사실상 무슬림 여성에게만 적용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여성을 공적 공간에서 몰아내는 차별이라고 옳게 지적한다. 학교, 대학, 심지어 공공 도서관에서도 머리 스카프를 쓴 여성의 출입을 금한다. (물론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률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허점이 있다. 하지만 허점을 이용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에 교육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많다.)
유럽인권재판소의 황당함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머리 스카프를 금지하는 대학의 복장 규정 때문에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고, 복장 규정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정학 처분을 받은 튀르키예 의대생의 사례에서도 만장일치로 종교의 자유 침해가 아니라고 판결했다(2004년 소법정 판결. 2005년 대법정도 무려 16대 1로 같은 결론이었다).
튀르키예 말고도 몇몇 사례들이 더 나온다. 스위스에서는 이슬람으로 개종한 교사가 해고당했는데, 이 교사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종교를 강요하는 것으로 오해받지 않고자 어린 학생들이 머리에 쓰고 있는 게 무엇이냐고 물어도 “귀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곤 한다. 그런데도 이 교사는 머리 스카프를 쓰지 말라는 학교 당국의 지시를 받았고, 유럽인권재판소는 그러한 지시가 종교의 자유 침해가 아니라고 판결. 결국 교사는 지시 불응으로 해고당했다.
프랑스에서는 체육 시간에 머리 스카프를 쓰지 말라는 학교의 지시에 불응한 학생이 퇴학당했다. 머리 스카프 대신 모자라도 쓰면 안 되겠냐는 요청도 학교는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유럽인권재판소는 통신 교육 과정을 들을 수 있으니 퇴학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결.
튀르키예의 근대화 과정과 ‘셀프 오리엔탈리즘’으로서 머리 스카프 집착이 어떻게 등장했는지 역사를 다루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유럽과 미국을 다룬 2부도 얼른 읽어 봐야겠는데, 영어 읽기가 쉽지가 않다. 영어가 술술 읽히면 얼마나 좋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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