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 시대 21세기』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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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의 시대 21세기 | 알렉스 캘리니코스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쓴 『재난의 시대 21세기』를 읽었다.
정말이지 재난의 시대다. 얼마 전 내가 번역한 기사를 정리할 일이 있었는데, 2015년부터 번역을 시작했으니 불과 9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난 몇 년간 팬데믹, 전쟁과 같은 재앙과 재난, 그리고 이에 맞선 저항을 다룬 소식이 내가 번역한 것만 해도 얼마나 많은지 깜짝 놀랐다.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다.
재난의 시대는 동시에 양극화의 시대이기도 하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진영과, 중국이 속해 있는 진영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전 세계적으로 극우가 되살아나고, 그보다는 미약하지만 왼쪽으로의 급진화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
극우는 자본주의 체제의 실패로 인한 재앙과 재난으로 인해 평범한 사람들이 갖게 된 불만을 엉뚱한 방향으로 돌려, 진짜 장본인들, 즉 사회의 최고 부자들과 지배자들이 아니라 (젠더나 인종 등) 엉뚱한 사람들을 적으로 돌림으로써 분노를 터트리게 하려고 하고 있다. 20세기 전반기 1차 재난의 시대가 유대인, 롬인(집시), 성소수자, 정치적 반대자들을 대량 학살하는 참상으로 귀결된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이토록 심각한 위기의 시대, 사회의 붕괴를 향해 계속 돌진할 것인가 아니면 벼랑 끝으로 폭주하는 기차의 ‘비상 브레이크’를 당길 것인가 하는 선택이 인류 앞에 놓여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선택의 문제가 얼마나 절실하고 심각한가 하는 생각에 몸서리치게 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저자는 우리가 현재의 곤경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은 파멸로 돌진하는 체제에 맞선 반란과 혁명뿐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아래로부터 대중 운동을 발전시키기 위한 주요 전장으로 젠더나 인종에 따른 차별에 맞서는 운동들을 지목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차별의 구체적 형태들이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그러므로 차별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노동계급의 집단적 주체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노동계급의 집단적 주체성을 다시 형성하기 위해서는 ‘비상 브레이크’를 건다는 것이 단지 파업과 항의 시위, 시민 불복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권력 장악과 혁명을 뜻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재난의 시대는 반란과 혁명의 시기이기도 하다. 새로운 사회의 토대를 놓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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