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와 문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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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들은 진짜 매일 초성퀴즈를 하고 살까?
얼마 전에 지인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아랍어 공부를 포기했다는 얘기를 하게 됐다. 아랍어가 모음 표기를 하지 않아서 글자만 배운다고 해서 읽을 수가 없더라, 글자를 다 익히고 난 후 점점 의욕이 떨어져서 포기했다… 뭐 그런.
근데 그럼 아랍인들은 매일 매일 초성퀴즈를 하는 거냐는 물음이 나와서, 그런 건 아니다, 보통 세 글자 자음으로 구성된 ‘어근’에서 여러 뜻이 파생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강 어떤 내용인지 파악할 수 있어서 한국어 초성퀴즈만큼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모음 개수도 많지 않다, 다만 아랍인들 입장에서 그런 거고, 어근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되는 거니까 나 같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글자만 익힌다고 바로 읽을 수 없는 건 맞다… 뭐 그렇게 답했다.
그랬더니 아랍어는 왜 그런 식으로 만든 거냐, 하층 사람들이 일부러 읽을 수 없게 하려고 한 거 아니냐는 물음을 던지시길래, 그런 건 아니다, 셈어파에 속하는 언어의 특징으로 알고 있다, 예컨대 히브리어도 모음을 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그러면 아랍어가 그렇게 어려워서야 아랍 지역에서는 문맹률이 높겠다, 한글은 쉬워서 다행이다… 하셔서 스몰토크하는 자리에서 계속 이 주제로 이야기하기도 뭣해서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다.
문맹률은 글자가 익히기 쉽냐 어렵냐 보다는 교육 수준 등의 영향을 훨씬 많이 받는다, 한국도 1950년대에는 문맹률이 거의 80퍼센트대에 달했고, 중국어는 표음문자도 안 써서 글자 배우기가 어렵기로 따지자면야 아랍어보다 더 하겠지만 문맹률이 급속도로 낮아져서 현재는 2퍼센트대로 알고 있다, 같은 아랍어를 쓰더라도 나라별로 문맹률 차이가 크다… 뭐 그런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난 후에도 계속 생각나는 걸 보니, 이야기를 할 걸 그랬나 보다. 한 분이 거의 전적으로 질문을 하신 거였는데, 전반적인 뉘앙스에서 아랍인들(을 곧장 전부 무슬림…으로 이해하시던데 이것도 좀 그랬지만)에 대한 편견이 느껴져서 기분이 좀 불편했다.
그런데 여기 영상 댓글을 보니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네… 1950년대 한국 문맹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았는데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계시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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