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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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 노승영.박산호
노승영, 박산호가 쓴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을 읽었다.
몇 번 말한 적이 있는데, 읽은 책을 전부 SNS에 올리지는 않는다. 추천하지 않는 책은 말할 것도 없고(물론 가끔 추천하지 않는 이유를 밝혀서 올리는 경우가 있긴 하다), 참고용으로 발췌독을 한 책도 대개는 올리지 않는다.
재밌게 읽은 책이라도 주제에 따라서 올리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컨대 번역 관련 책이 그렇다.
어차피 번역 관련 책을 읽어 보라고 권할 만한 사람은 내 주변에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그냥 개인적으로 말해 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실 대체로는 내가 추천을 받는 입장이지, 추천을 해 줄 정도로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은 번역에 깊은 관심이 있지 않더라도 재밌게 읽어 볼 만한 책이다.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이지만 그렇다고 깊이가 떨어지지는 않는데, 사실 머리 식히려고 읽기 시작한 이 책에서 얻어 가는 게 정말 많았다. 특히 노승영 번역가가 쓴 칼럼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가볍게 책을 집어 들었다가 머리를 얻어맞은 듯했던 머리말을 간략히 발췌해 보고 싶다.
“번역은 복원이다.” 번역 강의를 할 때마다 빼놓지 않는 말이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영어 문장이 실은 한국어 문장이라고 상상해 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번역은 영어 원문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라 원래의 한국어 원문을 복원하는 작업이 된다.
(중략)
이를테면 “Love brings happiness”라는 문장을 번역한다고 생각해보자. 전형적인 ‘주어-동사-목적어’ 문형이니, 대다수 사람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사랑은 행복을 가져다준다”로 번역할 것이다. ‘이렇게 쉬운 문장을 만나다니 운이 좋군!’이라고 생각하면서. (중략) [그런데 영어 문장을 한국어 문장의 번역문이라고 생각하며] 골머리를 썩이다 보면 저 문장이 직역이 아니라 의역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영어는 불완전한 언어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간결한 한국어를 그대로 옮길 수 없으므로 불가피하게 명사화라는 장치를 이용한 거라고. 혹시 직역문은 “If you love someone, you will be happy” 아니었을까? 여기까지 논리를 전개하면, 한국어 원문은 “사랑하면 행복하다”였으리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중략)
진지한 이야기로 머리말을 시작한 것은 단순히 이 언어를 저 언어로 바꾸는 것만이 번역가의 일은 아님을 밝혀두고 싶어서다. 번역을 하다 보면 언어에 대해, 문화에 대해, 균형에 대해,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 독자들이 접하는 것은 고민의 결과, 즉 종이 위의 텍스트뿐이지만 그 뒤에 고민하고 실천하고 무엇보다 ‘살아가는’ 번역가가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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