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서평

aladin.co.kr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 이나다 도요시

이나다 도요시가 쓰고 황미숙이 옮긴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현대지성, 2022)을 읽었다.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내가 그렇다. 영화를 1.5배속 이상으로 보지 않으면 도무지 보지를 못 한다. 그마저도 중간에 끊었다가 몇 주 혹은 심지어 몇 달이 지난 후에 다시 보곤 한다.

그러다 보니 영화관에 가는 일이 거의 없다. 사실 영화 자체를 1년에 몇 편 보지도 않는다.

이런 나 자신이 왜 그런지 이해해 보려고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영화를 일종의 ‘정보 수집’으로 여기고 있고,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는 걸 무척 꺼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긴 내가 평소에 보는 영상은 정보를 전달하는 영상이나,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영상이 대부분이다.

“젊은이들의 독서 기피 현상이 심해지는 가운데 [틱톡 인플루언서] 겐고 씨의 활동은 젊은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심어주고 있다”, “겐고 씨 덕분에 책이 재판에 들어갔다. 매출에 기여하고 있으니 그를 탓할 이유는 없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출판업에 몸담아온 출판인이라면 조금 더 평론의 존재의의에 대해 살펴보아도 좋지 않았을까? 가난이 품성까지 바꾼다고 했던가. 그들도 많든 적든 가성비주의에 빠져 있는 셈이다.

180쪽

나는 사람들이 책을 좀 더 많이 읽었으면 좋겠는데, 한편 그 때문에라도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일 오전 5시부터 9~10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대학 수업을 듣고, 8시에 귀가하여 식사를 한 후 씻고 곧장 취침하는 일상을 보내는 한 대학생은 틈새 시간을 이용해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를 본다(141-142쪽). 빨리 감기로 볼 수밖에 없다.

시간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는 시대, 책을 읽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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