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생활』 서평
앤드루 펜다키스가 쓰고 유강은이 옮긴 『좌파 생활』(오월의봄, 2026)을 읽었다.
원제는 Living a Marxist Life. 한국어판 제목은 그다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어쨌든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자들에 관한 것이다. 물론 저자가 이야기하듯 정말이지 온갖 유형의 마르크스주의가 있지만(306-312쪽), 어쨌든 마르크스주의는 마르크스주의다.
‘마르크스주의 자기계발서’라는 모순적인 수식어를 자처하는 책인데, 그 덕분에 나는 흥미롭게 읽었다.
평일 낮에는 살아 있는 것 같지 않고 온갖 사소한 것들에 짜증을 느끼며 우울해하다가, (‘정치 활동’에 참여하는) 주말이나 평일 저녁이 돼야만 비로소 살아 있는 기분을 느끼는 지치는 삶 속에서 이 책을 읽으니, 위안과 힘이 됐다.
그리고 “형태”에, “지구 차원의 체계이며 전 지구적인 상태”에, “견딜 수 없이 불합리한 사물들의 배열”에 분노할 것을 다시금 다짐하며 읽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일터였다. 일하다가 짬짬이 읽었다.)
다만 이 책이 비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이 과연 조직가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그렇다고 마르크스주의자 동지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으냐면 그렇지도 않다.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마르크스주의 자기계발서’라는 모순적인 수식어답게, 정말 희한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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